사슬알균 의한 독성쇼크증후군
2월까지 414명으로 발병 확산
감기 비슷한 인후두염으로 시작
"기저질환자에 주로 발생해
항생제로 초기에 치료 가능"
“일본 여행 갔다 왔는데, STSS가 무증상이라고 하더라고요. 혹시 감염된 것 아니겠죠?”
“요즘 말이 많은 감염병이 걱정되는데, 후쿠오카 비행기 표 취소해야 하나요?”
국내 해외여행 부동의 1위 국가 일본에서 ‘사슬알균에 의한 독성 쇼크 증후군(STSS, Streptococcal Toxic Shock Syndrome)’ 환자 증가 소식이 들려오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망’ ‘치사율 30%’라는 무시무시한 내용과 언급되니 더욱 그렇다.
일본 여행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다.
최근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NIID)가 발표한 STSS 환자 발생 현황에 따르면 환자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줄었다가 2023년 941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말까지 환자는 414명으로 집계된 상황이다.
지난해 일본을 여행한 한국 관광객은 696만명. 국내를 찾은 일본 관광객도 230만명이 넘는다. 이를 두고 일본 여행을 자제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심지어 제2의 코로나19 사태를 우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우’라고 입을 모은다.
결론적으로 ‘건강한 성인이 개인위생을 잘 지키면서 여행하면 괜찮다’는 것. 질병관리청도 해외여행 시 불안해하기보다 감염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런데도 걱정되는 게 사람 심리다. 27일, 감염질환 전문가인 엄중식(사진)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만나 STSS와 관련 떠도는 이야기에 대한 팩트체크에 나섰다.
-STSS란 어떤 개념인가.
“STSS는 ‘사슬알균(과거 연쇄상구균)에 의한 독성쇼크증후군’을 의미한다. 사슬알균이 분비하는 독소가 인체 세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병이라고 흔히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증후군’이다. 사슬알균이 감염병을 일으키고, 그 감염병이 조절되지 않아서 중증으로 진행될 때 나타나는 증상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이 역시 신종 감염병으로 볼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증후군이다. 드물지만 국내서도 매년 환자가 발생한다. 다만 일본에서 증가세가 뚜렷한 상황이다보니 주목받는 듯하다.”
-사슬알균에는 어떻게 감염되나.
“사슬알은 피부나 인두(목젖), 후두(성대 부근), 편도 등에도 살고 있다. 이런 균주들이 특정 상황에서 염증을 일으키고 성홍열을 유발한다. 대부분 접촉에 의해 감염되고, 드물게 비말로 전파된다. 다만 두 가지 모두 STSS로 이어지는 확률은 굉장히 낮다. STSS는 주로 사슬알균이 상처 난 피부연조직으로 들어가 괴사성 근막염, 근골격계 염증으로 이어진 뒤 증상 조절이 잘 안 되었을 때 유발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조차 건강한 사람에게는 드물고 면역이 약한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다.”
-의심 증상은.
“보통 감기와 비슷하게 인후두염 증상으로 시작된다.”
-미국 CDC는 STSS의 치명률을 30%라고 했다. SNS에서도 갑자기 사망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도 많았다.
“STSS의 치명률이 30%인 것은 맞지만, 이는 ‘중증’으로 이어졌을 때의 이야기다. 사슬알균 감염이 아니라도 특정 균에 감염돼 중증으로 진행돼 패혈성 쇼크 증후군이 나타나는 상황이라면 치명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혈압이 떨어지고, 콩팥·심장·폐 기능이 저하되는 등 다발성 장기부전, 독성반응에 의한 피부발진 등이 이런 증상에 속한다.”
-일본에 다녀오고 난 뒤 감염을 우려하는 경우가 있다. 의심 사인은?
“여행 후 48~72시간 이내에 이상 38도 이상의 열이 나면서 호흡기 증상, 팔다리 및 전신 근육통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1차 의료기관부터 빨리 찾아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다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는 발열, 편도염, 성홍열, 피부 연조직 감염 시 항생제를 상당히 빨리 활용하는 국가에 해당한다. 이렇다 보니 STSS로 진행할 가능성이 더 낮다. 너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일본 여행, 안심해도 되나.
“여행을 다니는 정도의 노출로 STSS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치명률이 워낙 높다 보니 걱정하시지만, 건강한 성인이라면 그럴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 더욱이 일본에서도 STSS 때문에 감염병 대응 위기 단계가 올라갔다는 이야기나, 유행의 폭이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잘 주시해야 하겠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STSS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괴사성 근막염은 기저질환을 가진 분에서 주로 발생하고, 중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만성적인 장기 부전증, 면역이 떨어지는 질환을 가진 분, 종양 환자 등은 주의하는 게 좋겠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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