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확성에, 파워까지!’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장타를 뿜어내고 있다. 2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3번 및 중견수로 선발 출전, 2루타를 때려냈다. 시즌 초반이지만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30일 신시내티 레즈전부터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무엇보다 최근 3경기 연속 2루타를 때려내며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 2루타가 4개뿐이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말 그대로 총알 타구였다. 3-1로 앞선 8회 초. 선두타자 이정후는 상대 세 번째 투수 스티븐 오커트의 2구를 공략했다. 80마일(약 128.7㎞)짜리 슬라이더였다. 104.5마일(168.2㎞) 빠른 속도로 날아간 타구는 힘차게 좌중간을 갈랐다. 담장까지 굴러가는 2루타로 연결됐다. 오커트는 그간 왼손 타자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피안타율이 0.193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이정후는 과감하게, 그것도 장타를 뽑아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으로까진 연결되지 못했다.

그간 이정후에 대한 평가는 콘택트 쪽에 맞춰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KBO리그에서 뛰었던 7시즌 동안 884경기서 타율 0.340을 자랑했다. 2022시즌 2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지만, 상대적으로 장타력에 대해선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 지난 2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이정후의 장타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현대 야구서 극단적인 콘택트 타자가 장타력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라고 냉정하게 분석하기도 했다.
기우에 불과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이정후는 장타력까지 맘껏 발산 중이다. 밥 멜린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이정후를 리드오프가 아닌, 중심타선에 배치한 이유를 증명해내고 있는 것. 이날 경기 결과로 시즌 타율은 0.286에서 0.278(18타수 5안타)로 소폭 하락했으나, 장타율 0.444에 OPS(출루율+장타율)은 0.825에 달한다. 이정후의 활약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도 쾌청한 발걸음을 이어가는 중이다. 3연승 신바람을 포함, 시즌 성적 4승1패를 기록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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