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선발, 살아나는 불펜’
독수리 비상에 실마리가 보인다. 프로야구 한화가 하위권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2연속 위닝 시리즈로 반격의 기틀을 마련했다.
악순환을 끊어낸 열쇠는 결국 ‘선발의 힘’이다. 지난 5일부터 KIA와의 3연전, 8일부터 LG와의 3연전에서 4승2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9위였던 팀 순위는 11일 현재 7위(16승30패)까지 끌어올렸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KIA, 두산(이상 17승1무19패)과의 격차도 단 1경기다.
선발 야구가 통했다. 4승 중 3승을 선발승으로 챙겼다. 류현진을 필두로 왕옌청이 호투를 펼치더니, ‘깜짝 카드’ 박준영까지 날카로운 피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작은 류현진이었다. 앞선 2경기에 선발 등판해 모두 5실점 이상 허용했던 류현진은 지난 6일 KIA전에서 6이닝 동안 피홈런 1개를 허용했지만, 삼진 8개를 솎아내며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에이스의 호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팀 2연패 사슬까지 끊으며 위닝 시리즈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개인 통산 KBO리그 120승 달성과 함께 팬들의 트럭 시위 등으로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단번에 돌려세웠다.
왕옌청과 박준영의 활약도 빛났다. 왕옌청 역시 지난 9일 LG전에서 6⅓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뽐냈다. 이어 10일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선 박준영은 기대 이상의 투구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흔들림 없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79개의 공으로 5이닝을 버텼다. 피안타는 단 3개에 불과했다. 자책점은 ‘0’이었다.
왕옌청과 박준영의 선발승 역시 의미가 크다.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LG를 상대로, 그것도 외인 선발 요니 치리노스와 라클란 웰스를 상대로 2승을 챙겼다. 팀 분위기가 180도 바뀔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붕괴 직전이었던 불펜에 다시 불이 붙었다는 점이다. 지난 3월28일부터 지난주 6연전을 치르기 전인 5월4일까지 한화 불펜의 지표는 가혹했다. 소화 이닝(128⅓이닝)은 리그 2위였으나, 총 투구수는 2482개로 2위 그룹과 171개나 차이 나는 압도적 1위였다. 평균자책점은 6.31로 리그 최하위. 선발 야구가 무너지면서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고, 동시에 구위 저하로 이어졌다. 이는 경기력 하락까지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이번 6연전은 달랐다. 불펜 소화 이닝은 31⅓이닝. 경기당 평균 5이닝 수준으로 제어됐다. 효율적으로 경기를 매듭지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자 필승조의 호투가 이어졌다. 가장 많이 등판한 윤산흠은 4경기(6⅓이닝)에서 승계주자 2명을 불러들였지만, 평균자책점 ‘제로(0)’ 호투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이상규와 쿠싱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뒷받침했다. 각각 4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93을 마크했다.
물론 안심하긴 이르다. 박상원, 김서현 등 핵심 자원들이 살아나야 한다. 다만 부상으로 이탈했던 윌켈 에르난데스와 오웬 화이트의 복귀가 임박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2일부터 시작되는 키움, KT와의 6연전에서 두 외인 투수의 등판을 예고했다.
붕괴 직전의 마운드를 선발의 힘으로 버텨낸 한화가 외인 투수의 복귀를 기점으로 순위 경쟁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상후 기자 psh6554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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