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간절함을 풀 적기라고 믿습니다.”
24년째 마운드를 지키는 베테랑 투수 우규민(KT).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마운드에 오른 횟수만 어느덧 900번을 넘어섰다. KBO리그 역사상 우완 투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이지만, 여전히 목마른 꿈이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KS) 등판이다.
우규민은 8일 현재 올 시즌 45경기서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2.72(36⅓이닝 11자책점)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후반기 페이스가 눈부시다. 16경기에 나와 12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실점(1자책)만 허용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0.71(12⅔이닝 1자책점)이다.
지난 3일 수원 한화전에 등판하며 KBO 통산 역대 3번째이자 우완 최초 9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도 완성했다. 우규민은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항상 팀 승리가 첫 번째다. 900경기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했다.
긴 시간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명확했다. 그는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제구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또 많은 경기를 나가려면 아프지 않고 1년 내내 1군에 있어야 하는데, 팀에서 관리를 잘해준 덕분에 지금까지 던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1000경기 출장에 대한 욕심도 생길 법하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우규민은 “기록을 의식하기보다는 꾸준히 경쟁력을 유지하다 보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있는 동안에는 계속 마운드에 서고 있는 바람이 있다”고 털어놨다.
우규민의 활약이 더 절실한 시점이다. 팀 부동의 마무리 박영현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차출로 잠시 자리를 비운다. 이강철 KT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를 예고한 상황. 우규민은 “투수진 전체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준비 중이다. 최대한 집중해서 타자들을 잡아내면 (박영현의) 빈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참으로서 팀 내 조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규민은 “억지로 이끌기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편”이라며 “투수들끼리는 대화를 많이 나눈다. 야수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잘해줘 딱히 조언할 게 없다. 덕아웃과 라커룸 분위기 모두 정말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목표는 단 하나, KS행 티켓이다. 우규민은 24년간 수많은 기록을 남겼지만 KS 마운드에는 단 한 번도 서보지 못했다. 그가 거쳐 간 친정팀 LG는 2023시즌과 2025시즌 KS 우승을 차지했고, 삼성 역시 2024년 KS 무대를 밟았다. 우규민은 “902경기나 뛰어놓고 KS는 한 경기도 못 뛰어봤다는 게 스스로 창피하고 간절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올해가 간절함을 풀 적기라 생각한다. 선수들과 잘 뭉쳐서 꼭 KS로 직행하겠다. 바람이 있다면 9회말 2아웃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가 경기 마침표를 찍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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