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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칼럼] ‘오디세이’ 천만, 결국 볼 영화는 본다

입력 : 2026-09-08 12:09:15 수정 : 2026-09-08 1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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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디세이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영화 오디세이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지난 6일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달성했다. 지난달 5일 개봉한 뒤 33일 만이다. 누적 관객수는 1011만명을 돌파했다.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올해 두 번째 1000만 영화다. 놀란 감독 작품으로도 인터스텔라 이후 두 번째다.

 

눈길이 가는 건 지금의 극장 상황이다. 극장가는 몇 년째 위기라는 말을 듣고 있다. “무제한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OTT 구독료에 비해 티켓값이 비싸다”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 관객 감소로 극장이 문을 닫고 영화 제작과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실제 숫자도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국내 극장 관객 수는 1억609만명으로 전년보다 13.8% 감소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1000만 영화는 나온다. 오디세이의 흥행을 보면서 다시 확인하게 된다. 결국 볼 영화는 본다는 사실이다.

 

오디세이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이름이 있다. 거대한 화면을 전제로 만든 영상과 액션도 있다. 전 세계적인 화제성까지 더해졌다. 집에서 기다렸다 보기보다 극장에서 먼저 보고 싶게 만드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 관객은 여기에 반응했다. 일반관보다 가격이 높은 아이맥스 등 특별관에도 몰렸다. 영화표가 비싸다는 불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 편을 고르는 기준이 더 까다로워졌다고 보는 편이 맞다. 돈을 써도 아깝지 않을 작품인지부터 따진다.

영화 오디세이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영화 오디세이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올해 상반기 아이맥스(IMAX)와 4DX 등 특별관 매출은 4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관람요금은 1만150원으로 전년보다 551원 올랐다. 관객이 무조건 싼 티켓만 찾은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볼 만하다고 판단한 영화에는 더 비싼 값을 치르고서라도 음향과 화질이 좋은 환경을 택한다. 극장 관람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예전에는 주말에 “영화나 볼까” 하고 극장에 갔다가 시간에 맞는 작품을 고르는 일이 흔했다. 지금은 반대다.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겨야 극장에 간다. 예매 전부터 후기와 평점을 살펴보고 특별관에서 볼지 일반관에서 볼지도 따진다.

 

관객에게는 선택지가 너무 많아졌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를 켜면 영화와 드라마가 쏟아진다. 유튜브와 숏폼까지 영화가 관객의 시간을 놓고 싸워야 할 상대다. 굳이 교통비를 쓰고 상영 시간에 맞춰 움직이고 티켓까지 사야 하는 극장은 그만큼 확실한 이유가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의 극장가는 한편으로 더 잔인하다. 입소문까지 난 확실한 영화에는 관객이 몰린다. 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 곧바로 돌아선다. 스타 배우를 앞세우거나 많은 제작비를 들였다는 사실만으로 버티기도 어려워졌다. 개봉 첫 주에 흥행의 향방이 결정되는 작품도 적지 않다. 오디세이의 흥행을 극장가의 완전한 부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잘되는 영화 한편이 극장 산업 전체의 어려움을 덮을 수는 없다. 오히려 흥행작과 그렇지 못한 작품 사이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봐야 한다.

영화 오디세이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영화 오디세이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상반기 극장가는 분명 회복세를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9%, 관객 수는 34.2% 늘었다. 왕과 사는 남자를 비롯한 흥행작이 시장을 끌어올렸다. 결국 볼 만한 작품이 나오면 관객은 다시 움직인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되는 셈이다.

 

모든 영화가 놀란의 영화처럼 거대할 필요는 없다. 수백, 수천억원을 들여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관객이 원하는 ‘볼 이유’는 영화마다 다르다. 탄탄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배우의 연기일 수도 있다. 웃음 하나만 제대로 줘도 되고, 공포영화라면 제대로 무서우면 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예상 밖의 흥행작 가운데는 거대한 제작비보다 뚜렷한 장르와 입소문으로 관객을 움직인 영화도 적지 않았다.

 

“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하는가.” 한국영화가 다시 물어야 할 질문이다. 한국영화이기 때문에 봐달라는 호소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관객은 여전히 영화를 보러 온다. 다만 아무 영화나 보지 않을 뿐이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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