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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세단이냐 SUV냐 고민이라면? 고개 들어 필랑트를 보라

입력 : 2026-09-08 15:03:04 수정 : 2026-09-08 15: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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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필랑트. 이정인 기자
르노 필랑트. 이정인 기자

패밀리카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 앞에 놓인 선택지는 대체로 비슷하다. 넉넉한 공간과 높은 차체, 커다란 트렁크를 갖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SUV를 선택하자니 주행 감각과 승차감이 아쉬워 세단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은 르노의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를 고려해볼 만하다. 

 

필랑트는 르노코리아가 2020년 출시한 XM3(현 아르카나)에 이어 6년 만에 쿠페형 디자인을 적용한 SUV로, 세단과 SUV의 특성을 고루 담아낸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패밀리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실내와 적재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승차감은 세단에 가깝게 다듬었다. 

 

최근 필랑트 하이브리드 E-테크를 타고 서울에서 강릉까지 왕복 450km를 주행했다. 필랑트는 화려하고 날렵한 디자인으로 도로 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주행에서는 세단 같은 부드럽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뽐냈다. 

르노 필랑트의 날렵한 후면부. 르노코리아 제공
르노 필랑트의 날렵한 후면부. 르노코리아 제공

필랑트를 처음 마주하고 든 생각은 “참신하다”였다. 전통적인 차체 형식에서 벗어나 세단과 SUV의 특성을 고루 담아내며 독창적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의 실루엣을 구현했다. 특히 차량의 전면에서 후면으로 갈수록 차체가 점차 날렵해지는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필랑트 차체는 전장 4915mm, 전고 1635mm로 낮고 길게 눌린 실루엣은 패스트백 형태에 가깝다. 3차원 입체 구조의 일루미네이티드 시그니처 로장주 로고와 그릴 라이팅이 더해진 전면부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 

 

쿠페형 실루엣을 보고 뒷좌석 공간이 좁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실제로 타보면 예상보다 여유가 있다. 전장 4915mm, 전폭 1890mm, 전고 1635mm의 차체와 2820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320mm의 무릎 공간과 886mm(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적용 시 874mm)의 헤드룸을 확보했다. 실제 타보니 성인이 앉아도 머리 위가 답답하지 않았고 가족이 장거리를 이동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르노 필랑트 트렁크 공간. 르노코리아 제공
르노 필랑트 트렁크 공간. 르노코리아 제공

다만 트렁크 공간은 아쉬웠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633ℓ이지만 실제 짐을 실어보니 차급치고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의 영향으로 후방 시야는 일반적인 SUV보다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다.

 

1열 공간에선 오픈알(openR)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운전석부터 중앙, 동승석까지 이어지는 대형 디스플레이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르노 필랑트 주행 사진. 르노코리아 제공
르노 필랑트 주행 사진. 르노코리아 제공

주행 성능과 승차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최고 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25.5㎏·m을 바탕으로 부드럽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SUV 특유의 흔들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노면 상황에 맞춰 감쇠력을 조절하며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했다.

 

코너링 때도 안정감을 뽐냈다. SUV는 세단 대비 무게 중심이 높아 코너링 시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이 나타나곤 하지만, 필랑트는 영동고속도로의 구불구불한 구간을 연속으로 통과하면서도 몸이 기울어진다는 느낌이 덜했다. 차체의 순간적인 롤과 흔들림을 인지해 감쇠력을 높여 차체를 보다 단단하게 지지하는 주파수 감응형 댐퍼 덕분이다.

 

정숙성도 훌륭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심 주행 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실제 주행 중에는 전기차처럼 엔진이 작동하는지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내가 조용했고, 고속도로에서도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덕분에 2열에 탄 자녀와도 원활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서울 도심과 영동고속도로에서 고속주행과 정속주행을 번갈아 진행한 결과,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공인연비(15.1km/L)를 웃도는 리터당 16km를 기록했다. 한여름이라 에어컨을 많이 사용한 점을 고려하면 평소에는 리터당 20km도 넘어설 것으로 보였다. 

 

중식당에서 짜장면과 짬뽕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이 짬짜면이라는 메뉴를 선택하며 갈등을 끝내듯 해치백과 SUV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소비자에게 필랑트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듯하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tswor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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