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근절을 위한 법적 장치는 마련됐지만, 실제 시장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암표 거래를 강력하게 규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업계의 자정작용이나 기술적인 시도 등 암표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은 부정판매자에게는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겸 중원대 사회과학대 특임교수는 7일 “개인이 벌이는 암표 거래는 어느 정도 위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대규모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리는 경우에는 50배의 과징금이 효용성이 없지 않나 생각한다. 과징금 몇 배 부여하기보다는 전액 몰수가 맞고, 그에 맞는 과징금을 더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 적용 대상에서 빠진 영화 티켓 암표의 규제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평론가는 “아이맥스 등 특수상영관이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까 이번에 더 큰 문제가 됐다”며 “특수상영관은 AI 시대에 앞으로 더욱더 중요한 상영관이기 때문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영화 암표 적발시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20만원 벌금에 그치는 데 대해 “경범죄라 하더라도 벌금 액수를 더 높여야 한다”며 처벌 수위를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법안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시민의 사적인 거래나 양도까지 과도하게 막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한다. 정부는 법적 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정판매 해당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평론가 또한 “티켓을 정상적인 가격으로 매도하는 건 당연히 막으면 안 된다”며 일반적인 개인 간 티켓 양도와는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암표는 웃돈을 얹어서 판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일반 시민이 급한 사정에 의해서 파는 표는 오히려 할인을 해주는 게 맞는데, 액수를 올려서 파는 경우에는 무조건 암표라고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암표를 일반적인 상품의 리셀과 같은 개념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어떤 장르나 영역이든 해당 콘텐츠를 사랑하는 사람이 향유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 암표”라며 “공산품에서의 리셀 마켓하고는 전혀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산품은 시간이 지나도 상품 자체가 유효하지만 공연이나 콘텐츠 티켓은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콘텐츠 관련한 암표는 시간이 지나면 폐기 처분을 해야 한다. 암표는 제한된 권리와 팬심을 악용해서 사익을 취하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리셀 마켓과는 다르다는 것을 전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암표 근절을 위해 기술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동시에 팬덤 차원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김 평론가는 “NFT나 암호화폐 등과 같은 기술적인 시도는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표 거래 자체를 사후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매 단계에서부터 거래 구조를 바꾸는 기술적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암표 판매자뿐 아니라 구매자에 대한 책임도 함께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평론가는 “암표를 판매하는 사람만이 아니고 암표를 구매하는 사람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 콘서트 등 암표 구매가 적발됐을 경우 불이익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표를 사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자정 활동도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일부 K-팝 팬덤은 자체적으로 암표 구매하지 말자는 인식을 공유한다. 암표를 사는 건 진정한 팬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단순히 암표를 불법 거래로 규정하는 데서 나아가 팬 스스로 암표 구매를 거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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