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등판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움츠러들 생각은 없다. 이제는 익숙한 자리로 돌아간다. 안방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잡지 못한 프로야구 KT가 로건 앨런의 선발 복귀에 기대를 건다.
KT는 지난 4일 경기도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6 신한 SOL KBO KS 2차전에서 연장 12회 끝에 2-3으로 패했다. 첫판 8-7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대구 원정길에 올랐다. 정규리그 우승팀, 나아가 탑독으로서 아쉬운 결과다. 더욱이 6일부터 사흘 연속 원정 경기가 펼쳐지는 만큼 분위기 전환이 절실하다.
시선은 7일 4차전 선발 출격을 준비하는 로건에게 향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그의 활용 계획에 대해 “원래 하던 대로 해야죠. 자기 자리(선발투수)로 간다”고 밝혔다. 왼손 타자가 많은 삼성 타선을 고려해 꺼냈던 불펜 카드에서 선발 로테이션으로 복귀한다는 뜻이다.
첫 시도는 아쉬움을 남겼다. 로건은 지난 3일 KS 1차전에서 KT가 8-0으로 앞선 7회초 구원 등판했다. 그러나 ⅓이닝 2피안타 2실점에 그쳤고, 삼성은 이후 7-8까지 추격했다. KT는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지만 로건의 가을야구 첫 등판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로건 역시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그는 “언제 등판할지 정확히 몰랐지만 충분히 준비한 상태였다”고 돌아봤다. 빗맞은 타구들이 안타로 이어진 데 아쉬움을 드러낼 법도 했다. 다만 변명은 없었다. 미국에서도 선발과 구원을 오간 경험이 있는 만큼 보직 변화 자체가 낯설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마운드에서 느낀 열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로건은 “팬들이 공 하나, 아웃카운트 하나에도 큰 환호를 보내줬다”며 강한 아드레날린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흥분한 나머지 몸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신경 썼을 정도였다.
선발로서 보여준 경쟁력은 충분하다. 시즌 도중 KT에 합류한 로건은 정규리그 17경기서 7승5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특히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달 5일 롯데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에 탈삼진 14개를 솎아냈다. 약 한 달 만에 선발 마운드에 복귀하는 만큼 당시의 투구 감각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
상대와 구장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올해 대구에서 치른 삼성전 두 차례 등판은 엇갈렸다. 6월에는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8월에는 5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장타가 잘 나오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정작 로건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라면 KT 타선에도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생각이다. 그는 팀의 전력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며 “1위 팀다운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는 뜻을 밝혔다.
로건의 역할은 4차전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선수 본인 역시 시리즈 동안 남은 경기에서 팀이 필요로 한다면 다시 불펜 등판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다만 가장 먼저 주어진 임무는 선발 마운드에서 제 몫을 해내는 것. 대구 3연전의 한복판서 KT가 기대하는 건 강력한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를 줄 아는, 본래의 로건이다.
수원=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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