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놓인 한국 배구가 다시 출발선에 선다. 프로배구 2026∼2027시즌이 포문을 여는 가운데 국제 경쟁력 악화라는 현실을 딛고 다시 도약의 서사를 써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아시안게임(AG) 노메달이라는 초라한 현실을 다시 확인했다.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2026 아이치·나고야 대회까지 2회 연속 메달권 진입 실패다. 한국 배구가 AG 무대를 밟은 이후 역사상 처음이다.
겨울 스포츠의 한 축인 농구와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농구는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남녀 동반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현중(포틀랜드), 강이슬(우리은행)이라는 슈퍼 스타의 등장에 열광했다. 금메달 주역들을 향해 방송가의 러브콜을 이어지고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공식 유튜브 채널도 최근 구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국제무대에서의 성과가 선수 개인을 넘어 리그와 팬들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V리그라는 숲에서 성장의 길을 뚫어야 한다. 선수들의 기량 발전, 국재 경쟁력 강화, 프로 무대 흥행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김다인(현대건설)은 “개개인이 성장해야 팀 전체의 경쟁력도 올라간다”며 “내 역량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레벨업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아 시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흥행도 이어가야 한다. 지난 시즌 V리그는 김연경 은퇴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역대 최다인 63만5461명(포스트시즌 포함)의 관중을 모았다. 국제대회 부진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팬들을 코트로 더 불러 모아야 할 시점이다. 육서영(IBK기업은행)은 “국제대회 성적은 아쉽다”면서도 “다만, V리그에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재미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눈빛을 번뜩였다. 임동혁(대한항공) 역시 “대표팀에서 메달을 못 따서 팬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그 아쉬움을 다가오는 V리그를 통해 확실하게 만회하고 싶다. 남자 배구가 더 많은 흥행과 인기를 누릴 수 있도록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신예들의 등장도 필요하다. ‘포스트 한선수’라고 불리는 세터 한태준(우리카드)은 아이치·나고야 AG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여자부에서는 태극마크를 처음으로 단 이수연(도로공사)와 김효임(GS칼텍스)에게 시선이 쏠린다. 프로 무대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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