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금메달 땄다!”
김성진 근대5종 대표팀 감독이 허겁지겁 달려오며 소리쳤다. 분명 금메달인데,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최 측 기록 확인도 자꾸 늦어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수도 감독도 모두가 긴장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뒤늦게 공식적으로 금메달 확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제서야 모두가 부둥켜 안고 기쁨을 누렸다.
전웅태(강원도체육회), 이종현(대전광역시청), 서창완(전남도청)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안조 스포츠파크에서 끝난 2026 아이치·나고야 AG 근대5종 남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펜싱, 수영, 장애물 경기,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겨루는 근대5종은 개인전에 나선 각국 선수 중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쳐 결정된다. 이날 전웅태가 은메달, 이종현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가 입상에 성공했고, 서창완 역시 5위에 오르며 톱10에 진입했기에 단체전 금메달이 유력했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국 중국이 버티고 있었다. 문제는 공식 기록 발표 시간이 늦어진 점이다. 한국의 금메달이 유력한 상황이었는데, 공식 발표가 늦어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국 선수단은 경기 종료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서 인터뷰까지 마쳤으나, 갑자기 장내에 중국이 우승했다는 괴담까지 퍼졌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선수들, 마침 기록이 확인됐다. 상의를 벗어던진 이종현은 코치와 얼싸안고 자축했다. 그는 “경기 끝나고 중국 선수들이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의 우승을 확신했다. 그래서 믹스트존 인터뷰까지 했다. 근데 갑자기 또 우리가 아니라는 소리가 들렸다. 정신이 정말 없었다”면서 “결국 우리가 1등이라고 하길래 그제야 기뻐했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한국은 전웅태의 활약으로 지난 두 대회 간 개인전 2연패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서 개인전 3연패 달성엔 실패했지만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개인전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단체전에서 따서 기쁘다. 한국 근대5종 역사에 기록을 남기는 뜻 깊은 금메달”이라며 “이번 기회로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하면서 근대5종이 좀 더 주목받을 기회다. 우리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더 멋진 모습 보여주는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또 하나 있다. 남자부에 앞서 한국에 1호 금메달을 안긴 성승민은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남자 대표팀을 찾았다. 그리고는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 우승의 기운을 나눠줬다. 전웅태는 “우승하고 바로 우리를 찾아와 금메달을 만지게 해줬다”며 “그 기운이 남자 단체전 금메달로 온 것 같아서 고맙다”고 미소 지었다.
아이치=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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