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스포츠계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에선 럭비 선수가 사망하는 비극도 일어났다.
기록적인 폭염은 생명까지 위협했다. 일본에서 26세 럭비 선수가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스포니치 아넥스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일본 럭비 2부리그서 뛰는 피지 출신 사이모니 부니랑이(규슈전력 큐덴 볼텍스)가 지난 7일 오전 후쿠오카 시내 병원서 세상을 떠났다.
발단은 지난 3일 오후 4시 50분쯤 후쿠오카 시내 구장서 시작된 팀 훈련이다. 당시 후쿠오카 시내 최고 기온은 36.9도로, 열사병 경계경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부니랑이는 달리기 훈련을 마친 뒤 비틀거렸다. 팀은 즉시 훈련을 중단하고 수분 보충과 아이싱(얼음 찜질)을 실시했다. 처음엔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정도였으나, 이후 의식을 읿어 시내 병원으로 응급 이송됐다. 구단에 따르면 의료진의 필사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상을 떠났다.
평소 건강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더위가 아니다. 부니랑이 역시 지병이 있거나, 특별히 약한 체질도 아니다. 키는 196㎝, 몸무게는 117㎏였다. 포지션은 포워드 록이다. 2m 넘는 장신 선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건장한 체격이 필수인 포지션이다. 그런 선수에게도 폭염은 치명적이었다.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 열사병을 막을 수 없었다.
아무리 강조해도 도가 지나치지 않다. 폭염에서 선수를 지키는 방법은 예방뿐이다. 요네쓰 류이치 기상예보사에 따르면 당시 열사병 위험도를 나타내는 온열지수가 34를 넘었다. 가장 높은 위험(31 이상)을 넘은 수준이다. 매체는 “환경성 가이드라인을 보면 온열지수가 31을 넘으면 운동은 원칙적으로 중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록적인 폭염에 스포츠 현장에 있는 모두가 위협받고 있다. 프로야구 KBO리그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모든 경기를 취소했다. 사상 초유의 전 경기 취소다. 이유는 분명하다. 선수를 비롯한 관계자, 관중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손성빈이 경기 중 두통과 구토를 호소했고, 지난 4일엔 관중이 쓰러지는 등 온열질환자들이 속출했다. 프로축구 K리그 현장 곳곳에서도 관중이 온열질환으로 신음했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7∼8일 경기 개시 시각을 30분 뒤(오후 7시30분→8시)로 미뤄 진행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더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멈춰 섰던 프로야구는 오는 11일부터 일정을 재개한다. 이번 폭염은 넘겼으나, 한풀 꺾인 더위에 안심해선 안 된다. 더위는 매해 더 길고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음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지침과 조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축구와 같은 야외스포츠는 물론 아마추어 종목도 마찬가지다. 폭염으로부터 선수를, 모두를 지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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