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 진출은 기뻐할 만한 성과다. 하지만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은 달랐다. 아르헨티나와의 4강전을 확정 지은 뒤에도 웃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들의 경기력을 질타했다.
투헬 감독은 지난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노르웨이를 2-1로 꺾은 뒤 “결과는 환상적이다. 하지만 경기력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지 않다”며 “엉성했고 기술적 실수가 많았다. 오늘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쓴소리는 투헬 감독의 오랜 지도 방식이다. 물론 감독의 성격이 지나치게 유하면 독이 될 수 있다. 때로는 따뜻하게 포용하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하지만 투헬은 그렇지 못하다. 언제나 냉정하고 철저하다. 성공이 안락함으로 바뀌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벨링엄(레알 마드리드)도 투헬 감독 부임 이후 철저한 자극 요법을 거쳤다. 투헬 감독은 벨링엄에게 곧바로 주전 자리를 약속하지 않았다. 모건 로저스(애스턴 빌라)를 경쟁자로 붙였다. 특히 월드컵 직전 펼쳐진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로저스를 선발로 기용하는 등 끊임없이 벨링엄을 압박했다. 이름값과 명성에 안주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풀이됐다.
독기를 품은 벨링엄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날아다녔다. 이번 대회 6골을 터뜨리며 해리 케인과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을 달리고 있다.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노르에이와의 8강전에선 멀티골을 터뜨렸다. 명실상부한 잉글랜드 4강 진출의 주역이다.
투헬 감독의 리더십은 과거 첼시 시절에도 빛을 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이 하베르츠(아스널)다. 당시 하베르츠는 연계 플레이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공격포인트가 늘 아쉬웠다. 투헬 감독은 “이기는 경기를 하려고 감독을 하는 것이지, 몸값 비싼 선수를 쓰려고 감독하는 게 아니”라며 그를 다독이지 않았다.
강한 자극은 통했다. 하베르츠의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투헬 감독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더 몰아붙였다. 그의 재능을 믿으면서도 더 높은 기준을 요구했다. 투헬 감독은 “계속해서 보여줘야 한다”고 채찍질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하베르츠는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투헬 감독의 냉정한 리더십이 첼시에 우승컵을 안긴 순간이다.
잉글랜드는 오는 16일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결승행 길목에서 만난다. 험난한 토너먼트 일정을 거치며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났고, 경기력은 온전하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선수들의 승부욕을 끝까지 짜내야 할 때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 대회 이후 무려 60년 만의 월드컵 결승 진출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투헬 감독의 쓴소리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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