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취하긴 싫지만 보고는 싶어”…술방의 딜레마 [연예계 술부심 잔혹사]

입력 : 2026-04-06 13:59:54 수정 : 2026-04-06 14:08:27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유튜브 웹예능 짠한형 영상 캡처.
유튜브 웹예능 짠한형 영상 캡처.

대중의 주류 소비는 줄어들지만 미디어 속 연예인의 술자리는 늘고 있다. 아이러니한 현상의 이면에는 규제의 사각지대를 파고든 유튜브 웹예능의 전략이 깔려 있다.

 

유튜브 웹예능 짠한형 영상 캡처.
유튜브 웹예능 짠한형 영상 캡처.

◆ ‘취기’는 거부, ‘진정성’은 소비

 

질병관리청이 지난 1월 발표한 202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대(만 19세 포함)의 하루 주류 섭취량은 64.8g으로 전년(95.5g)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이는 60대(66.8g)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부어라 마셔라’ 식의 집단적 음주 문화가 저물며 국내 주류 시장은 확연한 성장률 하락세를 걷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미디어 내 음주 콘텐츠는 그 어느 때보다 범람 중이다. 취하는 문화 자체에는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술의 힘을 빌려 나오는 스타들의 진솔함은 선호하기 때문이다. 스타의 흐트러진 모습에서 친근함과 유대감을 느끼고, 자신이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대리만족을 느끼곤 한다. 

 

한때 tvN ‘인생술집’ ‘우도주막’, IHQ ‘마시는 녀석들’ 등 음주 예능이 존재했지만 그나마 방송심의라는 제약이 존재했다. 방송법상 주류 광고는 오후 10시 이후에만 허용되며 표현에도 제한이 있다. 반면 연령 제한 외에는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유튜브는 주류 PPL(간접광고·Product Placement)의 해방구로 작용하고 있다.

 

유튜브 수익은 조회수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조회수가 높은 채널에 광고주가 줄을 서고, 광고 또한 수익으로 직결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규제의 틈을 공략한 웹예능은 주류 기업들의 전략적 요충지가 됐다. 드라마가 상표를 노출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유튜브에선 광고주가 원하는 제품의 특성을 출연자가 직접 대놓고 홍보할 수 있다. 스타가 직접 마시고 맛을 평가하는 방식은 TV광고보다 높은 효과를 낸다. 소비 시장이 위축된다 해도 확실한 팬덤에게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유튜브 웹예능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영상 캡처.
유튜브 웹예능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영상 캡처.

◆술방의 빛과 그림자

 

 신동엽의 짠한형은 노련미를 버무린 술방계의 톱티어다. 오랜 시간 미식가이자 애주가 이미지를 구축해온 신동엽은 단순 진행자를 넘어 주류 및 숙취해소제 광고 모델, 나아가 위스키 기획자로서의 전문성까지 갖췄다. 농담과 진담을 오가는 아슬아슬한 수위 조절은 오직 신동엽만이 가능한 영역이다.

 

각 채널은 저마다의 색깔로 시청자를 유혹한다. MZ세대 대표 이영지의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은 여전히 회자되는 대표적인 술방이다. 아이돌, 배우 등 또래의 젊은 스타들이 찾아와 술잔을 부딪쳤다. 금기시되던 아이돌 주량 토크와 만취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과정은 마치 친한 친구들의 술자리를 엿보는 듯한 쾌감을 안겼다. 인기에 힘입어 2022년부터 3년간 시즌제로 운영된 ‘차쥐뿔’은 여전히 4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신동엽의 ‘짠한형’은 노련미를 버무린 술방계의 일티어다. 오랜 시간 미식가이자 애주가 이미지를 구축해온 신동엽은 단순 진행자를 넘어 주류 및 숙취해소제 광고 모델, 나아가 위스키 기획자로서의 전문성까지 갖췄다. 농담과 진담을 오가는 아슬아슬한 수위 조절은 오직 신동엽만이 가능한 영역이다.

유튜브 웹예능 슈취타 영상 캡처.
유튜브 웹예능 슈취타 영상 캡처.

방탄소년단 슈가가 진행한 ‘슈취타(슈가와 취하는 타임)’는 음주 콘텐츠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술과 음악을 매개로 한 토크 콘텐츠로 세련된 분위기 속에서 심도있는 대화에 초점을 맞추며 기존 술방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슈가의 군 복무와 맞물려 시즌을 마무리한 슈취타는 향후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술은 대화를 돕는 매개”라는 소신을 밝힌 그가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 음주운전이 적발돼 기존 이미지를 물거품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음주 미화의 위험성과 출연진의 사회적 책임감의 무게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최근의 술방 트렌드는 단순히 취하는 것을 넘어 취향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성시경의 ‘먹을텐데’는 음주량보다 안주와의 페어링에 집중하며 거부감을 줄였고, 음주 토크쇼를 지향했던 ‘조현아의 목요일 밤’은 종영 후 ‘조현아의 평범한 목요일 밤’으로 새출발해 음주보다는 토크의 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