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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동반 취식’ 스벅 1주년… “전국 댕댕이 ‘성지’ 됐다”

입력 : 2025-01-05 10:32:28 수정 : 2025-01-05 10: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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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탄생한 구리갈매DT점 “컴플레인·사고無”
-운영시간 늘고 전용 MD 추가… 인근 펫 놀이터 개장
국내 최초 반려동물 동반 취식이 가능한 스타벅스 매장인 구리갈매DT점의 펫존 출입문. 박재림 기자

 

“이 동네 강아지들 뿐 아니라 전국 반려견들이 몰려드는 곳이죠.”

 

국내 스타벅스 매장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취식’이 가능한 펫존(PET ZONE)을 갖춘 구리갈매DT점(경기 구리시)이 5일 개점 1주년을 맞이했다. 최근 반려견 ‘엘사’와 함께 매장을 찾은 지역 주민은 “오픈 직후에도 방문했는데 부산, 광주 등 멀리 지방서 왔다는 강아지도 있었다. 전국에 이곳만큼 좋은 반려견 동반 카페는 없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개점 1주년을 맞이한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에 방문한 반려인들과 강아지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임한나 부점장에 따르면 반려견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씩 반려묘가 방문하기도 한다. 박재림 기자

 

현행 법 상으로 카페·음식점은 동물 출입금지지만 반려인구의 증가 속 2022년 말부터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곳에 한정해 시범적으로 허용이 됐다. 다만 반려인과 함께 출입을 할 수 있을 뿐 동반 취식은 불가능했다. 이후 스타벅스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았고 2년 기한의 시범매장으로서 이곳이 문을 연 것. 그 뒤 2호점(남양주 더북한강R점)이 지난해 8월 생겼다.

 

펫존을 알리는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내외부의 문구들. 박재림 기자

 

약 200평 규모의 구리갈매DT점 전체가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음료를 만드는 1층 전체와 2층 절반 비반려인 전용 공간은 엄격히 출입이 금지된다. 50평 규모의 펫존만 이용 가능하고 이동 시에도 외부 전용 계단을 써야 한다. 아울러 예방접종 완료 등 기준을 맞추고 출입등록을 한 개·고양이만 올 수 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지킨 덕에 지난 1년간 안전사고는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개점부터 함께한 임한나 부점장은 “전국에서 온 고객은 물론 외국인 고객도 많았는데 그동안 컴플레인이나 트러블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비반려인 공간을 이용한 고객 정해연 씨는 “반려인은 아니지만 강아지를 좋아하는데, 동선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서 오히려 아쉬울 정도”라고 말했다. 동반 반려동물이 없는 고객은 펫존으로 넘어갈 수 없다.

 

구리갈매DT점은 비반려인 공간과 펫존이 엄격히 분리된다. 박재림 기자

 

지난 1년 반려가족의 크고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만들어낸 변화도 있다. 매장 운영시간(주중 오전 9시~오후 9시, 주말 오전 7시~오후 9시)이 그렇다. 오픈 당시만 해도 주말도 오전 9시에 영업을 시작했으나 지방서 출발해 이른 시간에 도착한 반려가족들의 수가 많아서 문 여는 시간을 2시간 앞당겼다.

 

펫 MD도 다양해졌다. 임 부점장은 “원래 이동가방과 보울(밥·물그릇)뿐이었는데 텀블러 2종, 장난감 2종, 백팩 등이 추가됐다”며 “해당 MD를 오프라인에서 살 수 있는 건 이곳과 더한강R점뿐이다. 반려동물을 아이(자식)처럼 여기는 반려인들이 많아서 그런지 MD 구매력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구리갈매DT점에 진열된 펫 MD, 펫 텀블러, 펫 MD 홍보물, 반려견 ‘펀치’가 펫 백팩을 착용한 모습. 박재림 기자

 

지난해 8월부터는 유기견 입양 캠페인도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 덕에 5마리의 유기견이 입양처를 찾았다. 아울러 두 달 전에는 매장 바로 옆에 시립 반려견 놀이터가 문을 열었다. 구리갈매DT점으로 전국의 반려동물들이 모이면서 일종의 ‘성지’로 자리매김하자, 관련 시설이 들어선 것이다. 매장 주변으로 반려동물과 관련된 현수막이 다수 걸린 것도 같은 배경이다.

 

웨이팅존, 프라이빗 부스, 포토존, 펫라운지, 리시홀더(목줄 걸이) 등 펫존의 구성 요소들은 철저한 관리로 오픈 당시와 다르지 않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상봉동에서 왔다는 ‘펀치’ 보호자는 “우리나라의 펫 산업 발전을 증명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엄지를 세웠다.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바로 옆 공간에서 지난해 11월 문을 연 구리시립 반려동물 운동장. 박재림 기자

 

물론 반려인이 느끼는 전혀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멍푸치노’라 불리는 펫 음료나 반려동물용 간식을 매장에서 팔지 않는다는 점이 그렇다. 그런 이유로 반려동물은 물과 별도로 챙겨온 간식 등 먹거리만 먹을 수 있다.

 

또 펫 동반 출입과 취식이 내년에는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걱정이다. 2년의 시범운영기간이 종료되는 2026년 1월5일 이후의 상황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임 부점장은 “1년간 매장을 담당하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나는 비반려인이지만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할 수 있는 이러한 공간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반려인 고객들도 “법이 얼른 바뀌어서 내후년 이후로도 쭉 반려동물 동반 출입과 취식이 가능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구리갈매DT점에 방문한 강아지들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스타벅스 파트너에 따르면 DT점답게 드라이브스루 이용객의 50~60%는 차량 조수석에 강아지들이 앉아 있다고. 박재림 기자

 

구리갈매DT점 비하인드 “최초 설계는 일반 매장이었죠”

 

반려동물의 성지로 자리매김한 구리갈매DT점이지만 최초 설계는 일반 매장이었다. 현재 펫존의 펫라운지가 들어선 약 20평 공간이 2022년 초 최초 설계 당시만 해도 일반 사무실로 지어질 계획이었다. 그 사무실을 사용할 계획이던 박예님 파크플러스 이사가 공간을 스타벅스에 양도했고 지금의 펫존을 갖춘 특화 매장으로 설계 변경이 이뤄졌다.

 

최근 반려견 ‘베이비’와 구리갈매DT점을 방문한 박 이사는 “그때는 지금보다도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부족했다. 스타벅스 본사에 이곳을 반려동물 동반 카페로 지을 수 있다면 사무실 공간을 아무 조건 없이 양도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라며 “그 뒤 스타벅스에서 그렇게 해보자는 연락이 왔고 2023년 건물을 올릴 때부터 반려동물 동반 공간으로 지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렇게 국내 최초 반려동물 동반 취식 매장으로 문을 연 구리갈매DT점이 전국의 반려가족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사실에 박 이사는 “정말 뿌듯하다. 스타벅스가 제안을 받아준 덕분”이라며 “우리 베이비가 없었다면 나도 그런 아이디어를 낼 수 없었을 거다. 베이비와 함께 자주 이곳을 방문하는데 항상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구리=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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