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대통령’을 꿈꾸는 후보 6명이 토론을 펼쳤다.
4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자질과 정책을 검증하기 위한 첫 후보자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이기흥 현 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전 서울특별시체육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이상 기호순)가 참석했다. 토론회는 사회자의 공통 질문, 개별 질문, 정책 검증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이목이 쏠린 건 이기흥 후보의 후보자 정책검증 토론이었다. 2016년부터 회장직을 맡은 이기흥 후보는 3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판이 일었다. 회장 재직 시절 정책 등을 놓고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갈등을 빚었다. 업무 방해와 횡령, 배임 등 각종 비위 의혹으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일부 야권 후보들이 3선을 저지하고자 단일화를 논의하기도 했으나, 불발된 바 있다.
집중 공세까지는 아니었으나, 이기흥 후보를 향한 지적과 질문이 이어졌다. 먼저 김용주 후보는 “공정성과 신뢰성을 말씀하셨는데, 지난 8년 동안 체육계가 겪은 난항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냐”고 하자, 이기흥 후보는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의혹이다. 경찰과 검찰 조사를 다 받았고,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태선 후보는 “지난 선거에 이기흥 후보가 체육회에 매년 35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가져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학생 200명당 1명씩 체육 지도자를 배치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정부와 대립하고, 부정과 비리로 신뢰를 잃어서 체육회를 어렵게 만든 탓에 지키지 못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기흥 후보는 “내가 회장에 취임한 2016년 당시 예산이 2000억원이었는데 지금은 5000억원대로 증액됐다"며 "또 2020년 2800명의 생활체육 지도자를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학교 체육에 200명당 교사 1명씩 배치하는 문제도 법안을 내서 진행 중”이라고 힘줘 말했다.
유승민 후보도 예산을 짚었다. 그는 “예산은 늘었지만 현장은 그대로”라고 비판하며 “올해 체육회 예산은 2900억원으로 확정됐는데 5000억원에서 2900억원이 되는 동안 무엇을 했나. 또 어떤 계획이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기흥 후보는 정부의 간섭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규제 때문에 NFT(대체 불가능 토큰) 사업과 스폰서십을 할 수가 없다"며 "현재 문체부가 예산 승인권을 가지고 지방 체육회에 직접 교부하겠다고 하는데, 불가능하다.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후 잠시 침묵이 일었다. 마지막 질문 순서였던 강신욱 후보는 질문을 거부한 것이다.
오륜기가 새겨진 넥타이와 배지를 착용한 이기흥 후보는 현직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했다. 그의 IOC 위원 임기 연장은 무산된 바 있으며, 올해 12월31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3선 연임에 성공하면 4년 더 IOC 위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한편, 이번 선거를 앞두고 단일화 논의를 했던 유승민 후보와 강신욱 후보의 공방도 이어졌다. 강신욱 후보는 “탁구협회장 재직 중 후원금을 받아서 임원의 인센티브로 주고, 국가대표 선수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명쾌하게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유승민 후보는 “강신욱 후보님이 저한테 지실까 봐 굉장히 두려우신 모양”이라며 “준비된 자료가 있지만, (답변 시간인) 1분 내에 설명드리기 힘들다. 탁구협회장 재직 시절 100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유치했는데 이걸 혼자 했겠나. 탁구인들의 노력과 염원을 폄하하지 말라. 이렇게 근거 없는 네거티브를 하실 줄은 몰랐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강신욱 후보는 “해명할 기회를 드린 건데, 네거티브로 받아들이니 유감”이라며 맞받아쳤다.
체육회장 선거는 오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며 선거인단 2244명의 투표로 진행된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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