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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겐마’ 김재경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할래요” [스타★톡톡]

입력 : 2022-06-07 06:10:00 수정 : 2022-06-07 11: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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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꿈꿨던 현장은 그 자체로 행복이었다. 그리고 배우 인생의 롤모델도 만났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마친 김재경의 에너지가 더 꽉 채워진 이유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이하 ‘어겐마’)는 인생 2회차, 능력치 만렙 열혈 검사 김희우(이준기)의 절대 악 응징기를 펼쳤다. 김재경은 김석훈(최광일)의 혼외자 김한미를 연기했다. 악의 편에 선 김석훈을 처단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고, 탐욕에 눈먼 아버지의 몰락에 기폭제 역할을 하며 짜릿하게 복수했다.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신나는 작업 환경,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마쳤다. 현장의 분위기는 안방극장으로 옮겨왔다. ‘어겐마’는 최고 12.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5회)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25일 스포츠월드와 만난 김재경은 “한미는 멋진 기자가 되어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며 종영의 아쉬움을 달랬다. 

“성장하는 한미를 통해 나도 성장할 수 있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출발했어요. 그런데 ‘성장’을 떠올리기도 전해 즐거운 현장에 동화되어 버리더라고요. 재밌게 촬영했고 그 재미가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줬어요. 자연스럽게 배우는 현장이었어요. 그래서 끝이 더 아쉬웠죠.”

 

원작이 따로 있는 ‘어겐마’였지만 “너만의 한미를 만들어 보라”는 감독의 조언을 충실히 따랐다. 김재경은 전작 ‘악마판사’를 예로 들며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판사였던 적이 없는데 데뷔와 동시에 기자를 만나며 일을 해와서인지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기자로 일했던 친구에게 자문을 얻기도 했다. 인물의 특성도 고려해야 했다.

 

그는 “한미는 늘 진실을 숨기고 살아왔던 친구라 진실에 대한 갈망이 컸다. 거기에 포인트를 두고 연기했다”면서 “김석훈의 혼외자라 밝힌 것도 ‘내 손으로 아버지의 앞길을 막는다‘는 걱정보다 ‘이것이 진실’이라는 정의감이 더 컸을 것 같다”고 점쳤다. 

 

한미는 ‘성장 캐릭터’였다. 반항하던 학창시절, 희우를 만나 자극을 받고 변화를 시작했다. 꿈을 향해 달려왔던 그는 마침내 그 꿈을 이루고 희우를 도와 정의 구현에 나섰다. 김재경은 성격은 그대로이면서도 점점 단단해지고, 또 성장하는 한미를 그리기 위해 고민했다. 

 

방황하던 과거 한미를 연기하기 위해 배우로서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드라마라는 틀 안에서 마음껏 놀아도 되는 게 배우의 장점”이라고 입을 연 김재경은 “외형적으로 어떻게 꾸미면 좋을까 고심했다. 한미가 유복하게 자라지 않았고, 반항심을 가지고 있었다. 외적으로는 코에 피어싱한다든지, 가죽점퍼를 돌려 입는다든지의 특징을 잡았다”고 했다. 한미만의 색을 구축하고자 했다. 망사 스타킹에 꽂아둔 라이터도 그만의 캐릭터 표현법이었다. 

 

지난해 ‘악마판사’에 이어 ‘어겐마’까지. 정의 구현에 힘쓰는 주인공의 조력자로 나서 활약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이를 통해 많은 걸 얻었다. 김재경은 “연기가 좋은 이유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캐릭터, 직업군을 찾아 연기해왔는데, 우연히 정의로운 캐릭터를 연달아 맡게 됐다”고 했다. 전작 ‘악마판사’에서는 강요한(지성)의 우배석 판사 오진주로 분했다. 늘 지성 오른편에 앉아 그를 관찰할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어겐마’ 역시 마찬가지였다. 선배 이준기의 연기를 가까이서 경험하고 배울 기회였다. 

 

연기를 시작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이전엔 ‘미래에는 이렇게 살아야 해’라고 생각하며 먼 미래의 행복을 꿈꿨다면, 이젠 현재의 나를 열심히 느끼고 지금의 감정을 표현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예전엔 울거나 화를 낸 적이 없었어요. 애써 주제를 돌리고, 참곤 했죠. 그런데 연기를 하다 보니 대본 안에서 화도 내고 울기도 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평소에 제가 느끼는 감정도 편안해졌어요. 친구들에게 ‘취미로 연기 해보라’고 조언하기도 해요.(웃음) 힐링이 됐어요.”

김재경은 에너지가 넘쳤다. 인터뷰 내내 활기찼고, 질문에 대한 답변에도 숨길 수 없는 긍정적 면모가 뿜어져 나왔다. 그런 그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과도한 에너지가 연기에, 자신의 배우 생활에 해를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그런 의미에서 ‘어겐마’는 배우 김재경에게 용기를 준 작품이다. 이준기라는 너무 멋진 롤모델을 만났고,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좋은 방향으로 끌어갈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가 하던 고민의 답은 이준기에게서 찾았다. 김재경은 “스태프와 배우들을 대하는 선배님의 행동을 보면서 좋은 현장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고도 말했다.

 

“좋은 연기를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지만, 에너지를 분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준기 선배를 보며 에너지를 연기에 끌어다 쓰는 방법을 배웠어요. 이런 식으로 풀어간다면 멋진 배우가 될 수 있겠구나 느끼게 됐죠.”

 

극 중 한미는 희우에게 자극을 받아 대입을 준비했다.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맛보는 과정이었다. 자연스레 ‘성취감’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고, 김재경은 “매사에 성취감을 잘 느끼는 편”이라고 답했다. 성취감이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노력했는데 생각보다 성취감이 없을 수도 있어요. 현장은 좋았지만, 시청률이 안 나올 때도 있고요. 그래도 현장에서 배운 게 많기에 성취를 느껴요. 혹은 취미 생활을 통해 늘 성취감을 느껴요. 저는 채찍보단 당근이 맞는 것 같아요. (웃음)”

 

올해 목표는 서울 근교 등산, 그리고 배달 음식 최대한 안 시켜먹기다. 최근 피겨스케이팅도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 만들어 보면서도 성취감을 느낀다”는 그는 “달걀찜이 잘 안 돼서 매일 만들어 보면서 또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종영, 그리고 시청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연기까지. 이번 작품도 잘해낸 김재경이다. 촬영을 마친 며칠 후 한라산 정상 등반에도 성공했다. 정상을 찍고 오니 또 새로운 용기로 가득하다. “뭘 해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에도 힘이 실렸다. 

 

“지금 제가 처한 상황에서 행복을 최대한 만끽해요. ‘후회해 봐야 뭐 해’하는 생각으로요. 후회 없이 살려면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최선을 다해 행복을 느끼고 노력을 쏟고 싶어요. 그게 제 기준의 ‘욜로’예요.”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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