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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초록 힐링, 밤에는 별빛 힐링

입력 : 2021-07-12 03:00:00 수정 : 2021-07-12 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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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경북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숲’ / 국내 최고 오지마을 중 하나 / 20M 이상의 자작나무 군락 / ‘디지털 디톡스’에 안성맞춤 / ②수하리 ‘밤하늘 반딧불이 공원’ / 국내서 가장 빛공해 없는 곳 / 천문대서 별 밤에는 반딧불 / 날이 맑으면 은하수도 관측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아본 게 언제였던가. 없으면 불편하지만 이로 인해 무언가에 매이거나, 놓치기도 한다. 특별한 순간을 온전히 즐기기보다 ‘찰나’를 기록하려 카메라 앱을 열고 24시간 내내 연락·정보의 홍수에 파묻혀 피로한 상태가 지속된다. 눈앞에 사람을 두고도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장면도 흔히 보인다.

 

이번 여름휴가는 ‘디지털 디톡스’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메신저, 소셜미디어, 스낵컬처 콘텐츠에서 벗어나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훌쩍 자연 속으로 떠나보자. 11일 국내서 디지털 디톡스가 가능한 청정지역 ‘경북 영양’을 소개한다.

죽파리 자작나무숲.

◆스마트폰은 잠시 휴식… ‘죽파리 자작나무숲’

 

서울에서 영양까지는 차로 대략 4~5시간이 걸린다. 목적지인 ‘수비면 죽파리 자작나무숲’으로 향한다. 내비게이션에 ‘장파마을회관’을 검색하고 가야 가장 가깝다.

 

영양에 들어서면 도로에 차가 없다. 속도를 내고 싶어도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지다보니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겨야 한다. 목적지로 들어서는 내내 병풍같은 산이 깊어진다. 실제로 수비면 죽파리는 영양에서도 깊은 곳에 위치한 국내 최고의 오지마을 중 하나다.

 

장파마을회관에서 1㎞쯤 오르면 바리케이드가 한 개 나온다. 특별히 주차장이 없어 이곳에 차를 대고 걸어가면 된다. 영양 자작나무숲은 산림청이 추천하는 ‘명품 숲’이다. 검마산 일대 30.6헥타르 부지에 높이 20ⅿ가 넘는 30여 년생의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강원도 인제의 원대리 자작나무 숲의 세 배 규모다.

20m 이상의 큰 자작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숲을 만나려면 바리케이드를 지나 4.5㎞ 정도 걸어야 한다. 걸어가는 내내 초록의 향연이다.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옆으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도 시원하다.

 

입구에 들어서 걷다가 무심코 스마트폰을 보니 전화도, 카톡도 안 된다. ‘IT강국’의 손길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은 오지인 셈이다. 통신사나 휴대폰 기종에 상관없이 먹통이 됐다. 예상치 못하게 ‘강제 디지털 디톡스’가 시작되며(아무도 이곳에서 스마트폰이 먹통이 된다고 알려주지 않았다!) 처음엔 불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쩔 수 없지 뭐~’, 느긋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길쭉길쭉한 자작나무들이 잔뜩 줄지어 선 숲에 서 있으니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간 듯하다. 이날 함께한 정종훈 해설사는 손거울속에 자작나무를 비춰보고, 자작나무 차를 마시며, 사색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숲을 즐길 수 있도록 알려줬다.

자작나무차를 마시는 모습.

이곳은 아직 100% 완성된 관광지는 아니다. 영양군은 경북 남부지방산림청, 경북도와 함께 2023년까지 이곳을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주차장·안내센터·체험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자작나무숲은 사계절이 모두 멋지다. 여름에는 초록빛 이파리 속 하얀 자작나무의 푸른 내음이 시원하고, 눈 내린 겨울에는 온통 하얀 배경이 멋지다. 가을에는 이른 단풍이 든 노란 빛 고운 자작나무를 만날 수 있다.

국제밤하늘 공원 입구. 사진=영양군청

◆까만 밤 밝히는 별과 반딧불이… ‘밤하늘 반딧불이 공원’

 

영양의 밤은 쏟아지는 별빛과 반딧불이로 화려하다. 수비면 수하리 일대는 2015년 아시아 최초로 국제밤하늘협회(IDA)로부터 ‘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국내서 가장 빛공해에 시달리지 않는 지역이다.

 

쏟아지는 별빛과 네온사인 없이 반짝반짝한 자연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영양 밤하늘 반딧불이 공원’을 찾아보자. ‘반딧불이 천문대’에서 별을 보고, 늦은 밤에는 반딧불이들도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말 그대로 ‘불을 끄고 별을 켜는’ 공간이다. 구름이 많고 흐린 날만 아니라면 망원경 없이 맨눈으로도 별과 은하수를 볼 수 있다. 사진보다 눈으로 담아가는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국제밤하늘공원.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반딧불이가 잔뜩 모이는 광경도 볼 수 있다. 반딧불이는 6월 중순부터 9월 초순까지만 활동한다. 8월부터는 ‘늦반디’를 만날 수 있는데, 언덕에서 주로 활동해 관찰이 더 쉬운 편이다. 반딧불이는 오후 9시 반부터 11시까지 활동하니 놓치지 말자.

 

이곳 박찬 주무관은 “사실 반딧불이는 전국 곳곳에서 살고 있지만 불빛이 강한 도시에서는 발견이 어렵다”며 “영양에서 본래의 밤하늘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천문대의 밤. 사진=영양군청

천체관측과 반딧불이 관찰은 영양 생태공원사업소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아직 영양은 숙박시설을 찾기 어려운 지역이라 이곳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게 가장 유리하다. 천문대 인근 캠핑장, 펜션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천문대 내부의 천체관측 망원경.

◆조금 더 편하게 영양 즐기려면

 

편안한 도심에 익숙한 사람이 오지여행을 스스로 준비하기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럴 경우 여행사를 통해보자. 오지 전문여행사인 승우여행사는 영양과 울진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경상북도 여기가 오지네’ 프로그램으로 안전한 여행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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