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에 위치한 아이비스타디움, 두산은 소프트뱅크와 구춘(球春) 미야자키 대회 평가전을 맞이했다. 일종의 연습경기 리그로 한국팀으론 두산과 한화가 참가했다. 다만 이날은 갑자기 내린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
선발은 당초 유희관으로 예정됐다. 호주 블랙타운 1차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피칭까지 마친 유희관은 이날 실전구위를 체크하려 했다. 그런데 오전에 일어나보니 왼팔뚝 근육뭉침 증상이 있어 등판을 미뤘다.
이런 가운데 유희관이 선배 진갑용을 ‘녹다운’시켰다. 진갑용은 지난 2월부터 소프트뱅크 2군에서 코치 연수를 시작했다. 소프트뱅크 2군은 히로시마와 옆구장에서 연습경기를 예정해놨고 진갑용은 돈독한 선배인 김태형 감독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두산 더그아웃을 찾았다.
한참동안 옛 시절을 회상하며 웃음꽃을 피우던 찰나 유희관이 찾았다. 취재진도 반갑게 맞이하는 순간, 던진 한 마디로 주변은 웃음바다가 됐다. 유희관이 대뜸 “오해하지 마세요, 우리 화해했습니다”라고 툭 던진 것. 그 순간 진갑용은 당황하며 웃음을 터뜨렸고 옆에 있던 김태형 감독조차 폭소를 감추지 못했다.
진갑용과 유희관은 사연이 있다. 때는 2013년 7월6일 잠실 삼성 두산전, 선발로 나선 유희관은 시속 74㎞짜리 슬로커브를 던졌고, 타석의 진갑용은 발끈화며 화를 냈다. 프로선수로서 예의가 아니라는 의미였고, 이 장면이 TV 전파를 타면서 한때 야구팬의 인구에 회자했다. 물론 그 뒤 둘은 관계를 회복했고 지금은 친하게 지내는 선후배 사이로 불편함이 없다. 2014년말 오프시즌에는 프로야구선수 스크린대회에 출전해 같은 팀으로 서로를 응원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오래만에 만난 상황에서 유희관의 일격에 진갑용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입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진갑용이지만, 당해내지 못했다. 진갑용이 “너 이리 좀 나와바라!”고 유희관을 끌고 더그아웃으로 빠져나가면서 폭소 장면은 일단락 됐다. 혹시 몰라 살짝 엿보니 둘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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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희관이 1일 취소된 연습경기 소프트뱅크전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두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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