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에 리메이크 된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임찬상 감독)에서 주인공 영민 역을 맡은 조정석은 원작의 주인공 영민 역을 연기했던 박중훈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캐릭터를 풀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화는 원작의 기본 이야기 줄기에 시대에 맞게 각색하고 새롭게 꾸며 전혀 다른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냈다. 그래도 박중훈이라는 대선배가 연기했던 작품이다. 일반적이라면,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맨 처음에 시나리오 받았을 때만 해도 리메이크작인 줄 몰랐어요. 제목 보고서야 나중에 알았죠. 일단은 원작을 너무 재밌게 본 하한 사람으로 호감을 갖고 봤어요. 그래도 다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보니까 또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하게 됐죠. 물론, 신민아 씨가 먼저 캐스팅 된 상태였어요. 민아 씨에 대한 기대도 한몫 했어요.
또 다른 주인공이자 영민의 아내 미영 역을 연기한 신민아. 원작에서는 고 최진실이 열연을 펼쳤다. 신민아는 조정석에게도 희망을 갖게 할 만큼 톱 여배우. 조정석에게는 어땠을까.
“신민아라는 배우와 사람에 대한 환상을 분명히 갖고 시작했어요. 만나면 환상이 깨지는 사람도 있는데 그 환상이 인간다운 걸로 바뀐 경우에요. 여신 같은 느낌이 있는데 은근히 웃기고 재밌어요. 유머 감각이나 코드가 저랑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농담으로 웃기는 여신이라고 불렀죠. 민아 씨야 ‘여배우를 존중해주기 위해서 여신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 같다’고 하시지만 전 아니에요. 진짜 여신 같아서 여신이라고 불렀는 걸요.(웃음)”
영민의 극중 주인공은 9급 공무원인 사회복지사. 그러면서도 시인의 꿈을 놓지 않고 사는 인물이기도 하다. 공무원과 시인의 조합은 상당히 어색해 보인다. 하지만 조정석은 공감도를 높이며 사회복지사이면서도 시인인 영민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일단 저는 어떻게 접근했냐면요. 원작의 리메이크작이지만 새로운 작품으로 접근했어요. 약간 정적인 느낌이 드는 직업인데 동적인 인물로 표현하면 색다른 느낌이 나오지 않을까 했어요. 매력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었죠. 목소리 톤은 나긋나긋하게 했는데 민아 씨와 호흡을 맞추면서 대화의 톤을 잡았죠. 그게 우리 영화의 톤이라고 생각했어요.”
오는 8일 개봉하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부부의 이야기다. 하지만 부부만이 아니라도 모든 연인들에게 공감의 폭과 깊이가 남다를 작품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정석은 미혼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 확실히 공감대를 지닌 배우라는 사실을 제대로 입증한 셈이다. 올해 ‘역린’ 개봉에 뮤지컬 공연, 그리고 ‘나의 사랑 나의 신부’까지 달려온 조정석은 곧바로 차기작인 영화 ‘시간이탈자’ 촬영에 들어간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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