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젊은이·UN참전국 용사·중공군 희생자들까지 모두 해원 의미
한국과 일본 청년 및 대학생들이 한반도 분단 역사 최초로 분단체제 종식을 염원하면서 한국과 일본 열도를 자전거로 달리는 ‘한·일 3800㎞ 자전거 국토종주 순례’를 함께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사)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회장 설용수)과 일본의 평화통일연합(회장 정시동)의 소속 청년 회원과 대학생들이 바로 그들. 이번 행사는 정전협정 60년이 지나도록 유지되고 있는 분단선(38선)을 걷어내고 평화와 통일의 새 시대를 함께 열자는 의지를 보여주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한반도 분단에 원인을 제공한 일본이 이제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먼저 재일동포 청년과 대학생들이 지난 3일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와카나이의 평화공원을 출발했다. 폭염 속에서도 매일 150여km 정도씩 달리는 강행군이 펼치고 있다. 이 팀은 200여 명의 재일동포가 17일 동안 릴레이식으로 2704㎞를 남진해 20일 야마구치현에 위치한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한다. 그리고 16일 최남단 큐슈의 가고시마에서 출발한 또 한팀은 444㎞를 북진해 시모노세끼에서 합류한다. 오키나와에서는 이번 행사에 동참하는 재일동포들이 자발적으로 110㎞를 종주하기도 했다. 민단과 조총련 소속 회원들이 함께 ‘일본 종단’을 하는 것이어서 일본에서 먼저 ‘작은 통일’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또 16일 서해갑문을 출발해 여의도에 도착한 한국 청년 및 대학생들은 여의도 물빛공원에서 출발식을 갖고, 낙동강까지 633㎞를 달리고 있다. 이날 국토종주 순례단을 격려한 설용수 회장은 이번 국토종주가 한국과 일본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중국과 러시아까지 연결하는 역사적인 종주임을 역설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처럼 제주도에서도 18∼19일 자발적으로 60㎞를 종주하는 팀이 생겨나 이번 행사의 의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새벽 5시 홋카이도 와카나이의 평화공원에서 진행된 통일기원식에는 모두 4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무고하게 희생된 대한항공 희생자와 사할린의 영혼들을 위로하는 통일위령제를 올렸다. 이날 설용수 회장은 “이번 대장정은 역사상 그 유래가 없는 사건으로 재일동포들의 통일운동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면서 “이 장정은 일본열도와 한반도를 종주한다는 국토순례만이 아니라 6.25전쟁에서 죽어간 남북한의 젊은이, UN참전국 용사 그리고 중공군 희생자들까지도 모두 해원하는 역사적인 통일기원제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대장정을 마친 재일동포들은 20일 저녁 시모노세키 항을 출발해 21일 부산국제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21일 부산국제항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질 한·일 종주단은 부산시와 부산시의회를 찾아 재일동포들의 통일염원을 담은 패를 전달하고, 이어 부산UN기념관까지 자전거로 순례한 뒤, UN참전군 희생자에 대한 헌화와 함께 통일기원추모식을 갖는다. 이어 22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호국영령과 43인의 천안함 희생자들에게 헌화와 추모기원제를 진행한다. 또 한일 종주단은 24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통일기원추모식을 가진데 이어 경기도 파주 적성면에 자리한 중공군, 인민군 묘지에서도 통일기원위령제를 지낼 예정이다.
이처럼 이념의 벽을 넘어 한국전쟁에서 희생한 모든 영혼을 위로한 한일 종주단은 24일 오후 2시경 임진각 망배단에서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과 평화통일연합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3 평화통일기원제’에 참여한다. 이날 행사에는 500여명의 재일동포 등 1000여명이 참석한다. 통일부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통일교육협의회 등이 후원하는 이날 행사에는 분단종식과 통일시대를 여는 북춤과 함께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전하는 통일오케스트라연주도 울려퍼질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통일을 염원하는 풍선과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를 하늘로 날리고, 이어 하얀색 리본에 통일을 염원하는 글귀를 적어 임진강 철조망에 걸 예정이다. 또 참석자들은 남북관계가 개선됨으로써 분단의 장벽인 DMZ(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이 들어서게 되길 염원하면서 ‘한·일 2013 평화통일기원제’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송광석 사무총장은 “재일동포들의 평양방문 그리고 한국에서의 중국의 단동과 신의주 인근, 백두산, 사할린에서도 ‘통일기원제’를 다시 갖는다”면서 다시 열린 개성공단이 국제사회에 잘 알려지기 위해, 개성공단까지의 자전거 종주 계획도 추진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 홋카이도에서부터 시작된 이번 행사는 한국의 부산, 대전, 서울, 파주를 거쳐 평양, 신의주, 백두산, 중국, 러시아(사할린)까지 아우르면서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남길 것으로 여겨진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사진=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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