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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타짜4’ 노재원 “박태영은 사랑받고 싶었던 사람…악인이라 생각 안 해”

입력 : 2026-10-14 12:49:07 수정 : 2026-10-14 13: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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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노재원이 생애 첫 상업영화 주연으로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 판에 올랐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타짜: 벨제붑의 노래(이하 타짜4)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성공한 장태영(변요한)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동명 친구 박태영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승부를 벌이는 범죄 영화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타짜 4부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 네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노재원은 첫 스크린 주연을 “꿈만 같은 기회”라고 표현하면서도 기쁨보다 책임을 먼저 떠올렸다. 이어 “이 영화를 하기로 했다고 해서 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과연 노재원이라는 이름에 투자가 이뤄질까’라는 불안이 있었다”며 “감독님에게 투자가 결정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감사했다. 결과와 관계없이 절대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박태영은 악인이 아니라 결핍이 큰 사람”

 

박태영은 포커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장태영과의 경쟁에서는 늘 한발 뒤처진다. 친구를 동경하고 사랑하면서도 오랜 열등감과 질투를 쌓아가다 결국 장태영을 위기로 몰아넣는다. 노재원은 그를 단순한 빌런이 아닌 ‘노력하는 천재’로 이해했다.

 

노재원은 “박태영을 절대 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었고, 자신이 노력한 만큼 인정받기를 원한 사람”이라며 “살면서 누군가 때문에 자격지심을 느끼거나 자신이 초라해 보일 때가 있지 않나. 박태영은 제가 맡았던 인물 가운데 오히려 가장 순수하고 공감하기 쉬운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질투는 한순간에 생기지 않았다. 공동대표인데도 직원들이 장태영의 결정만 기다리고, 중요한 자리에서도 자신이 아닌 친구를 찾는 순간들이 박탈감으로 쌓였다. 노재원은 “박태영은 ‘내가 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 왜 인정받지 못하지’라고 생각한다”며 “장태영의 그늘에서 실패자로 살지 않겠다는 마음이 켜켜이 쌓인 끝에 배신을 결심했다고 봤다”고 말했다.

 

홀덤은 그런 박태영이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노재원은 “자신을 불운아라고 여긴 박태영에게 카드는 처음으로 찾아온 행운”이라며 “카드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홀덤 장면이 중요했다. 장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많이 공부하고 훈련했다”고 밝혔다.

 

◆변요한의 모든 것을 닮으려 노력

 

박태영을 완성하는 출발점은 변요한이었다. 극 중 박태영이 장태영의 일상까지 모습까지 따라 한다는 설정에 맞춰 실제로도 변요한의 옷차림과 습관을 관찰했다.

 

노재원은 “변요한 선배님의 옷 스타일과 브랜드를 몰래 보고 따라 사기도 했다. 박태영처럼 선배님의 모든 것을 닮고 싶어 했다”며 “카메라 앞의 선배님이 장태영 그 자체로 보였기 때문에 그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실제로 질투와 복합적인 감정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두 배우의 마지막 포커 대결에는 친구 사이에 묻어뒀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 노재원은 촬영 당시 변요한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기조차 어려웠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장태영이 ‘나한테 왜 그랬어’라고 묻자 박태영이 ‘운으로 먹고산 사람은 이해하지 못한다’며 처음으로 속마음을 꺼낸다”며 “변요한 선배 쪽을 먼저 촬영할 때 너무 슬프고 미안해 눈물이 났다. 제 촬영에서는 박태영이 차갑게 버틸 수 있도록 선배님이 일부러 연기를 다르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배우로서 두 사람의 차이도 캐릭터에 힘을 보탰다. 노재원은 “저도 멋있게 나오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변요한이 될 수는 없다”며 “서로 다른 배우이기에 장태영과 박태영의 대비가 더 선명해졌다. 그 다름을 인정하면서 오히려 제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첫 주연이 알려준 것

 

타짜4를 통해 주연의 무게뿐 아니라 협업의 의미를 배웠다. 노재원은 “첫 주연을 하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영화는 절대 혼자 할 수 없다는 사실”이라며 “촬영 당시에는 제 연기에 고립돼 있었는데, 끝나고 보니 저를 위해 정말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태영에게서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도 돌아봤다. 박태영은 스스로를 불운아라고 규정했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는 충분한 재능과 기회를 지닌 인물일 수 있었다. 노재원은 “삶이 힘들 때 ‘이것도 나만의 착각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캐릭터를 통해 무언가를 배웠다는 점이 연기를 잘했다는 평가보다 더 뿌듯했다”고 밝혔다.

 

영화의 매력은 도박 기술보다 두 친구의 뒤틀린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노재원은 “홀덤을 소재로 하지만 결국 장태영과 박태영의 애정과 질투, 배신을 다룬 인간적인 이야기”라며 “유쾌하고 속도감이 있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타짜라는 제목을 떼어도 성립할 만큼 새로운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주연작을 마치고 이제 다시 연극 무대로 향한다. 오는 17일 공개되는 1인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이다. 삶에서 빛나는 것들의 목록을 적어 내려가는 인물의 이야기를 혼자 이끌어야 한다. 객석에 질문을 던지고 그때마다 관객과 함께 답을 채워가며 완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노재원은 “단순히 연극이어서 선택한 것은 아니다. 대본이 제게 큰 영향을 줬고, 작품이 정말 좋았다”며 “주연인지 조연인지를 떠나 캐릭터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시간과 애정은 똑같다. 다만 주연은 물리적인 시간이 긴 만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극 중 인물처럼 자신만의 ‘빛나는 것들’도 기록하고 있다. 타짜4의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장면을 촬영한 뒤 마음에 남은 감정을 덜어내는 방법이기도 했다.

 

노재원은 “강한 장면을 찍고 나면 그 감정이 마음에 남아 ‘빨리 내 삶을 다시 아름답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요즘은 이렇게 인터뷰할 수 있다는 것, 아침에 눈이 금방 떠졌다는 것, 가을이 왔다는 것처럼 제 삶에서 빛나는 것들을 적고 있다. 목록을 채우다 보니 삶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씩 달라졌다”고 말했다.

 

첫 스크린 주연 뒤 곧바로 홀로 무대를 책임지는 선택은 또 다른 도전이다. 노재원은 “연극을 정말 하고 싶었고, 좋은 이야기를 관객에게 직접 전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작품의 규모나 배역의 비중보다 자신에게 남는 이야기를 좇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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