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치열했던 안타왕 경쟁, 승자는 빅터 레이예스(롯데)였다.
레이예스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는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까지 뜨거웠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1번 및 지명타자로 나서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 전까지 207안타였던 상황. 211안타를 완성했다.
시원한 홈런포도 더했다. 6회 초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타석에 들어섰다. 최승용의 6구째 149㎞짜리 직구를 통타했다. 그대로 담장을 넘겼다. KBO리그서 처음으로 210안타 고지를 밟았다. 레이예스는 해당 공을 습득한 팬에게 이전에 썼던 배트에 사인을 해서 선물하기로 했다. 8회 초 4번째 안타를 때려낸 뒤 교체된 레이예스는 헬멧을 벗어 팬들에게 인사했다.
3년 연속 안타왕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레이예스는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2024시즌 202안타를 시작으로 2025시즌 187안타, 올 시즌 2011안타를 때려냈다. 역대 KBO리그에서 3년 연속 최다 안타왕에 오른 선수는 이병규(1999~2001년)에 이어 레이예스가 두 번째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시즌 막판 최원준(KT)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나란히 200안타를 넘긴 데 이어 단일 시즌 최다 기록까지 돌파했다. 최원준 역시 이날 대구 삼성전서 3안타를 더하며 시선을 끌었다. 다만, 시즌 안타 수는 208개였다. 레이예스가 3개 더 많았다.
새 역사도 썼다. 211개는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이다. 2년 전 자신이 세운 기록을 갈아치웠다. KBO리그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 이상을 두 차례 기록한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KBO리그서 단일 시즌 200안타를 넘긴 이는 서건창(키움·2014년), 레이예스, 최원준 셋뿐이다.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도 정작 레이예스는 담담했다. 주변에 공을 돌렸다. “많은 타석을 소화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고, 한 타석이라도 더 소화할 수 있도록 동료들이 도와준 덕분에 최다 안타 기록을 쓸 수 있었다”면서 “함께 경쟁한 최원준에게도 고생했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끄덕였다.
레이예스가 무게중심을 둔 곳은 다른 곳이었다. 전 경기 출장이다. 3년 연속 144경기를 모두 뛰었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레이예스는 “시즌 내내 안타 개수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더 중요한 가치는 컨디션 관리를 잘해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몸을 준비한다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롯데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레이예스는 “내년에도 롯데에서 뛰고 싶다”고 웃었다.
한편, 이날 롯데는 7-4 승리를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64승3무77패를 기록, 전날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4시즌 연속 7위에 올랐다. 마운드에서도 진기록을 세웠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박세웅은 4이닝 3실점(1자책)을 마크했다. 올 시즌 147⅓이닝을 기록, 정규이닝(144이닝)을 충족했다. 이로써 롯데는 엘빈 로드리게스, 제레미 비슬리, 나균안, 김진욱, 박세웅까지 선발투수 5명이 모두 규정이닝을 돌파하게 됐다. 10구단 체제에서 처음 나온 발자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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