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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의 멘탈 퍼포먼스] 한석종의 아름다운 은퇴

입력 : 2026-10-06 09:00:00 수정 : 2026-10-06 09: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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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Aphoto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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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아 그동안 고생 많았다. 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한석종이 은퇴했다. 다양한 감정이 교차된다. 이제 한 선수의 플레이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필자에게 한 선수는 특별하다. 심리지원을 진행한 첫 K리거고 필자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안겨준 선수다. 인연이 이어진 시간도 무려 9년이나 된다. 

 

한 선수와는 2018년 처음 알게 됐다. 주중 저녁 시간대에 인하대학교 서호관에서 자주 만났다. 시간 약속을 잘 지켰던 선수다. 필자도 연구실에서 직접 내린 커피를 늘 대접했고 상담과 교육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도 한 선수는 우수하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또 한 선수는 이 시기에 배웠던 다양한 심리기술 전략을 이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잘 활용했다. 힘듦과 어려움이 참 많았는데 그때마다 무너지지 않았다. 

 

인천유나이티드에서 뛸 때였다. 첫 번째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 선수는 여름 휴식기에 간단한 수술과 재활을 한 뒤 복귀했다. 하지만 몸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름 휴식기 전까진 경기를 꾸준히 뛰었기 때문에 감정이 온전치 않았고 조급함이 커진 상태였다. “그 당시에는 제가 막무가내 선수였던 것 같아요. 경기를 무조건 뛰어야 하고 잘해야만 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수술과 재활로 인해 팀 훈련에 꾸준히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또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경기 출전보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사진=FAphoto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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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수는 준비 수준을 의도적으로 높였다. 매크로 루틴을 사전에 계획하고 실천하며 몸을 체계적으로 끌어올렸다. 나무보다 숲을 보기 시작했다.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지 못하고 교체로 10분, 15분을 뛰어도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몸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조급함이 생기면 여유를 더 가지려고 노력했다. 가을이 되자 한 선수의 컨디션은 정상궤도에 도달한다. 그리고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11월 24일 진행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7라운드 FC서울 원정경기에서 전반 7분 만에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인천의 1부 잔류 불씨를 살리게 된다. 필자도 연구실에서 한 선수의 결승골을 확인하고 소리를 질렀다. 한 선수는 이 시기에 요행을 바라지 않고 준비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시즌 종료 후 FA 신분으로 여러 팀으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았다. 한 선수의 선택은 상주상무 입대였다. 군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선수는 이 시기에 멘탈 지구력을 갖추게 된다. 한 경기 반짝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된다. “이 시기에 마음과 생각을 어떻게 관리하면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게 됐던 것 같아요. 좋을 때 더 준비하고 과정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한 선수의 멘탈 관리 능력은 점점 무르익었고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위기도 있었다. 큰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3개월 동안 쉬어야 했지만 인천 시절에 얻은 교훈을 통해 성공적인 복귀를 한다. “부상을 당해도 무섭지 않았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거든요.” 

 

사진=FAphoto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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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제대 후 수원삼성으로 이적한다. 한 선수의 전성기였다. “겁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나도 놓치지 않고 매 순간 치밀하게 준비를 해서 경기를 뛰었습니다.” 실제로 한 선수의 경기력은 안정적이었다. 필자도 경기를 관찰하면서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고 느낄 정도로 좋았다. 에너지 수준 관리를 통해 몰입에 쉽게 도달했고 중요한 경기에서는 윈 어글리 전략을 잘 실천했다. 자기암시와 이미지 활용은 어느덧 자동화가 됐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심리적인 유연함도 발휘했다. 당시 한 선수의 경기력은 K리그 빅클럽에서 오퍼가 오고 국가대표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말 그래도 승승장구했다. 

 

2022년 후반기에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마주한다. 두 번째 어려움이다. 통제할 수 없는, 부상이었다. 녹내장 진단을 받게 된다. “당시에 빅클럽으로 이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차분하지 못했고 의욕만 앞섰던 것 같아요.” 녹내장 수술 후 한 쪽 눈의 시력은 점점 떨어졌고 빅클럽 이적도 없던 일이 됐다. 수술과 치료로 인해 3개월 동안 팀 훈련도 참여하지 못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악재는 한 가지 더 있었다. “당시 수원 구단과 의사소통을 잘하지 못했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생각이 짧았던 것 같아요.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한 선수는 이 시기에 구단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한 선수는 이후 약 300일가량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팀 훈련과 연습경기만 참여했다. 처음에는 몸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버틸 수 있었지만 이후에는 쉽지 않았다.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이 시기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고 힘을 많이 얻었던 같아요.” 한 선수는 터프한 멘탈을 유지하며 선택과 집중을 했다. 생각, 감정, 상황에 얽매이지 않았고 해야 할 것을 실천했다. 예를 들면 팀 훈련이나 연습경기에서 올바른 태도를 발휘했고 이후에는 삶에 집중했다.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팀의 규범도 잘 지키려고 했어요. 당시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요.” 한 선수는 인내했고 몸에 힘을 더 뺐다. 

 

사진=FAphoto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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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도 따르지 않았다. K리그 팀들과의 이적 협상에서 의견이 맞지 않았다. 성사되지 않았다. 2023년 7월에는 눈이 더 안 좋아지면서 수술을 한 번 더 하게 된다. “저를 기다려 주는 팬들과 가족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았어요.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 선수는 재수술 후 동일하게 인내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기다리던 기회가 찾아왔다. 12월 2일에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강원FC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게 된다. 수원삼성의 잔류와 강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한 선수는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처럼 잘되지 않았고 결국 후반 11분에 교체가 된다. 그리고 팀의 강등을 지켜봐야만 했다.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수원에서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지금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한 선수는 2024년에 성남FC로 이적한다. 선수로서 더 성숙해지는 시간이 됐다. “저보다 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축구를 할 수 있음에 정말 감사했어요.” 한 선수는 팀에서 좋은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팀 훈련장에서 긍정적인 말과 행동을 발휘했다. 시간이 나면 팀 선수들과 식사나 산책을 하면서 축구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팀의 코칭스태프에게도 선을 넘지 않는 선에게 먼저 다가갔다. 경기 출전 시간, 포지션도 모두 수용했다. 주 포지션인 미드필더로 뛰지 않고 중앙수비수로 뛰거나 추가시간에 교체로 뛴 적도 있다. 한 선수는 필자에 늘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나 포지션은 중요하지 않아요. 뛸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해요.” 

 

사진=FAphoto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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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경남FC로 어렵게 이적을 했다. 팀 합류가 늦었지만 출전 기회를 자주 얻었다. 문제는 한 선수의 기량이 예전만큼 발휘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느 때보다 준비를 철저하게 했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 “이 시기에 내려놓는 방법을 배웠던 것 같아요. 팀에 경기력으로 도움을 줄 수 없다면 다른 부분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을 했어요.” 한 선수는 팀 훈련이 진행될 때 더 성실한 모습을 보였고 팀 내 가교 역할과 어린 선수들을 챙기며 시간을 보냈다. 또 팀이 창원에 있어서 가족과 함께 할 수 없었는데 이 시기에 책도 보고 글도 쓰며 마음을 정리했다. 한 선수는 시즌 종료 후 선수 은퇴를 했다. 

 

한 선수는 가장 좋은 시기에 눈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 못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필자는 무척이나 아쉽다. 필자는 한 선수가 더 아름다운 꽃은 피우지 못했지만 시들지 않는 꽃을 피웠다고 생각한다. 한 선수는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우수한 마인드셋과 품격을 보여줬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을 때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고 고참 선수가 돼서는 이기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당연한 것이지만 K리그에서 이러한 유형의 선수가 많지 않기에 한 선수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사진=FAphoto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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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석종 선수는 K리그 통산 277경기를 소화했고 11득점과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 강원FC(2014~2016), 인천유나이티드(2017~2018), 상주상무(2019~2020), 수원삼성(2020~2023), 성남FC(2024), 경남FC(2025)에서 활약했다.

 

글=이상우 박사, 정리=이혜진 기자

 

이상우 대표는...

 

△멘탈 퍼포먼스 대표 △스포츠심리학 박사 △K리그 FC서울, FC안양 선수 △젠지e스포츠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전남드래곤즈 프로축구단 심리기술훈련 특강(2026) △인천광역시 스포츠과학센터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K리그 신인선수 교육(2026)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리더십 특강(2026) △한국경제연구원 북러닝(2026) △양평FC 축구단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인천유나이티드 U15 광성중, U18 대건고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서울 풋볼A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의정부광동FC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서울공고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용호고등학교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논산시티FC U15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평창유나이티드FC U15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경기FC모션 U15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서울노원RFC U12 심리기술훈련 지원(2026) △서울양강초등학교 U12 심리기술훈련 특강(2026)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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