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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술자리 중 갑자기 가슴 ‘쿵쾅’… 10초만 손목 짚어보세요

입력 : 2026-09-26 10:05:21 수정 : 2026-09-26 10: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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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가족·친지들과 오랜만에 둘러앉은 식탁에는 술이 빠지기 어렵다. 평소보다 과식하고 술잔을 여러 차례 주고받다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과음이나 소화불량 탓으로 넘기기 쉽지만, 맥박까지 불규칙하다면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삼성서울병원 부정맥팀은 명절 연휴 폭음 뒤 발생할 수 있는 ‘휴일심장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평소 심장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짧은 기간 많은 술을 마신 뒤 심방세동 등 급성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박경민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과식이나 음주 후 아무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함,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는 급성 부정맥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연휴에 몰아서 마시는 술, 심장 박자 흔든다

 

‘휴일심장증후군’은 평소 심장질환이 없던 사람이 주말이나 명절 등 짧은 기간 평소보다 많은 알코올을 섭취한 뒤 부정맥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1978년 미국심장학회지(American Heart Journal)에 처음 보고됐다.

 

특히 위험한 것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마시는 ‘폭음’이다. 독일 뮌헨대학교 연구팀이 옥토버페스트 참가자 3028명의 음주량과 심전도를 측정한 결과, 참가자의 30.5%에서 심방세동 등을 포함한 심장 부정맥이 관찰됐다.

 

국내에서도 폭음은 드물지 않다. 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33.7%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폭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한 번에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 마시는 경우를 폭음으로 분류했다. 주 2회 이상 폭음하는 고위험 음주율도 12%에 달했다.

 

긴 연휴가 끝난 직후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올해 3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국내 연구에서는 휴일 이후 첫 평일의 병원 밖 심정지가 평균 88건으로 일반 평일 80건보다 약 9% 많았다. 특히 2∼4일 이상 이어지는 긴 연휴 뒤에는 심정지 발생 위험이 최대 10% 증가했다.

 

폭음은 심장의 정상적인 박동을 여러 경로로 흔든다. 알코올과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자율신경계 균형을 깨뜨리고, 이뇨 작용으로 칼륨·마그네슘 등 정상 박동에 필요한 전해질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 급성 알코올 노출로 좌심방의 수축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체한 줄 알았는데 부정맥? ‘10초 맥박’ 확인하세요

 

문제는 명절에 흔한 과식·소화불량과 심혈관질환의 초기 증상을 혼동하기 쉽다는 점이다.

 

술을 마신 뒤 ▲가슴이 쿵쾅거리면서 맥박이 불규칙한 느낌 ▲명치끝을 쥐어짜거나 짓누르는 듯한 흉부 압박감 ▲가슴 통증이 왼쪽 팔이나 턱·치아 쪽으로 뻗치는 증상 ▲호흡곤란·식은땀·어지럼증 등이 나타난다면 주의해야 한다.

 

집에서 바로 맥박을 확인해보는 방법도 있다.

 

김주원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손목을 이용한 ‘10초 자가점검법’을 소개했다.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뒤 반대쪽 검지·중지·약지 세 손가락을 손목 바깥쪽에 대고 맥박을 짚는다. 10초 동안 뛰는 횟수를 세어 6을 곱하면 1분간 맥박수를 계산할 수 있다.

 

이때 숫자만큼 중요한 게 ‘박자’다. 맥박 사이 간격이 일정한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안정된 상태인데도 맥박이 불규칙하거나 분당 맥박수가 일반적인 안정 시 범위인 60∼100회를 크게 벗어난다면 부정맥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심전도 기록 기능이 있는 스마트워치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술 때문이겠지” 넘기지 말아야

 

특히 과음 직후 나타난 두근거림을 숙취 정도로 여기고 버티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박 교수는 “두근거림은 단순한 증상일 수 있지만 폭음을 했다면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증상이 10분 이상 지속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슴을 심하게 짓누르는 통증이나 호흡곤란, 식은땀, 실신 또는 실신할 듯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시간을 재며 기다리기보다 즉시 응급의료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추석 연휴 문을 연 병·의원과 응급실은 보건복지부 응급의료포털 ‘E-Gen’이나 ‘응급의료정보제공’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이 어렵다면 119 또는 보건복지콜센터 129를 이용하면 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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