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프랜차이즈 타짜 시리즈가 20년 역사의 대미를 장식한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타짜: 벨제붑의 노래(이하 타짜4, 최국희 감독)로 오는 23일 출사표를 던진 배우 변요한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고 자유로운 얼굴로 관객과 마주할 준비를 마쳤다.
이번 영화는 원작인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 4부를 바탕으로 한다.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장태영(변요한)이 절친 박태영(노재원)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뒤, 포커판에서 펼치는 목숨 건 복수를 그린다.
◆운명으로 받아들인 ‘타짜’라는 왕관
대한민국 오락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2006년 1편 타짜의 존재감은 후속작을 짊어질 배우들에게 언제나 거대한 산이다. 변요한 역시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의 막막함을 숨기지 않았다.
개봉 전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만난 변요한은 “솔직한 마음으로 ‘또 나오나’ 싶기도 했고, 두려움과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저 말고 2, 3편에 출연했던 다른 배우들도 모두 같은 무게를 느꼈을 거다. 만약 비겁하게 이 작품을 피하고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걸 본다면 제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할 것 같았다. 어려운 작품을 만났을 때 비로소 성장한다는 연기관이 있기에 이 영화를 제 운명으로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1편의 상징과도 같은 고니 역의 조승우에게 직접 연락을 취한 일화도 화제를 모았다. 선배를 향한 예의와 존경, 그리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다지기 위해서였다. 조승우는 정마담의 명대사인 “지나간 건 지나간 거야”라는 센스 있는 답장과 함께 응원을 보냈고 그 무언의 에너지 속에서 용기를 얻었단다. 변요한은 “2006년 작품의 대사와 행동을 그대로 반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1편은 그대로 존중하고, 2026년에 맞는 우리 작품을 잘 만들자는 마음이었다. 사랑받은 전작을 뛰어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라고 시리즈에 대한 존중을 표현했다.
◆10kg 감량·저혈당 쇼크까지
이번 작품에서 변요한이 연기한 장태영은 타고난 끗발과 동물적 감각을 지닌 인물이다. 타짜-신의 손(2014)의 대길이 고니의 조카이고, 타짜: 원 아이드 잭(2019)의 일출이 짝귀의 아들이었던 것과 달리 장태영은 독립적인 서사를 지닌다.
변요한은 이 점에서 가능성을 봤다. 고니를 흉내 내기보다 자신만의 장태영을 만들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변요한만의 색’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해답은 상대 배우들에게 있었다. 장태영은 혼자 완성되는 인물이 아니라 박태영(노재원), 곽동욱(조우진) 등 주변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변요한은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노재원과 조우진, 윤경호 등 상대 배우에게 집중하는 것이었다”며 “박태영과 곽동욱을 바라보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장태영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의 극적인 변화를 화면에 담아내기 위해 혹독한 신체적 변화를 감수했다. 성공의 정점에 있던 시기에는 살집이 있으면서도 탄탄한 몸을 만들었고, 배신당한 후 복수심으로 가득 찬 시점을 위해 5개월간 10kg 이상을 감량했다. 베트남 현지 촬영 중에는 유산소 운동과 식단 관리가 겹쳐 저혈당 쇼크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일까지 겪었다.
변요한은 “죽다 살아났다. 하지만 그렇게 고생하며 자신을 초월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화면에 미세한 확신이 보인다고 믿었다. 그 피로감과 단단해진 몸이 죽다 살아난 장태영의 상태와 자연스럽게 녹아들길 바랐다”고 밝혔다.
홀덤 포커의 심리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개월간 전문가들에게 기술을 이수했고, 캐릭터의 서사를 위해 1986년생임에도 동료 배우 노재원과 함께 학창 시절 교복 연기까지 직접 소화하는 등 작품을 향한 열정을 다 쏟아부었다.
◆ 20년 프랜차이즈의 피날레
데뷔 15주년을 맞이한 변요한은 “배우는 불러주면 어디든 달려가서 제 몫을 해내는 직업”이라며 특유의 겸손함과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2006년의 레전드를 뛰어넘겠다는 욕심보다는, 2026년에 맞게 우리만의 색깔로 새로운 시리즈의 피날레를 완성하고 싶었다. 관객들이 1편의 고니를 기억하는 것처럼, 저희의 눈빛과 진심을 통해 장태영이라는 인물을 오래도록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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