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도, 나도 1위로.’
힘을 낼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프로야구 KT의 선두 싸움을 이끄는 터줏대감과 새 얼굴들이 개인 타이틀을 다투고 있다. 승리를 돕는 안타와 호투가 자신에게도 뜻깊은 성과로 돌아올 터. 선발투수 소형준, 오원석과 마무리 박영현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보낸 KT로서는 더욱 반가운 동력이다.
주축들이 빠진 첫 경기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KT는 1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서 한화를 13-3으로 꺾고 7연승을 달렸다. 76승3무46패로 2위 삼성(75승3무49패)에 두 경기 앞섰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결코 아니다. 정규리그 19경기가 남았고, 삼성과도 미편성 두 경기를 포함해 세 번 더 만난다. 정상을 다투는 사이지만, 올 시즌 상대 전적은 4승9패로 열세다. 맞대결만으로도 지금의 격차는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최원준이 물꼬를 튼다. 지난겨울 자유계약(FA)으로 합류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방망이도 다시 달아올랐다. 최근 10경기만 놓고 보면 타율 0.400(40타수 16안타)을 써냈고, 볼넷도 10개를 골라 출루율이 0.520에 이른다.
시즌 171안타로 선두 빅터 레이예스(롯데·175개)를 쫓는다. 득점도 105개로 AG에 나선 1위 김도영(KIA·106개)과 한 점 차다. 최다안타왕에 오르면 구단 최초, 득점왕을 차지하면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 이후 6년 만이다.
복덩이는 또 있다. 마찬가지로 KT에서 첫 시즌을 보내는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는 장타로 힘을 보탠다. 최근 5경기서만 4홈런 10타점을 몰아쳤다. 시즌 36홈런으로 김도영(40개)과 오스틴 딘(LG·39개)을 추격하고, 타점은 114개로 오스틴(121개)에 이어 2위다.
KT의 마지막 홈런왕은 2022년 박병호, 타점왕은 2020년 로하스다. 최원준과 힐리어드는 7연승 기간 팀이 올린 52득점 가운데 20득점을 합작한 바 있다.
선발진에서는 ‘원클럽맨’ 고영표가 중심을 잡는다. 9일 삼성전 7이닝에 이어 15일 한화전에서도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연속 선발승을 거뒀다. 시즌 12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 임찬규(LG), 최민석(두산·이상 14승)을 쫓는다.
최민석이 AG 출전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는 점도 변수다. 고영표는 향후 3~4차례 더 등판할 것으로 보여 구단 최초 다승왕을 향한 역전의 여지가 남아 있다. 물론 남은 기회를 승수로 바꾸려면 혼자만의 힘으론 역부족이다. 타선이 점수를 보태고 불펜에서 뒤를 지켜줘야 한다.
리드를 이어받을 스기모토는 최근 세 경기 연속 홀드를 챙기며 22홀드로 이승민(삼성·21개)에 앞선 이 부문 선두다. 아시아쿼터 자원인 그는 2023년 박영현 이후 3년 만의 KT 홀드왕에 도전장을 내민다.
무엇보다 KT는 지난달 이후 30경기 중 16경기를 1~3점 차로 마쳤다. 리그 최다등판 공동 2위(66경기)에 오를 만큼 중용돼 승부처에 등판할 기회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관건은 기복이다. 좋을 때는 위력적이지만 흔들릴 때의 낙폭도 크다. 이 편차를 줄여야 스기모토는 물론, 팀도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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