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중의 목소리에 답이 있다.”
프로야구가 명실상부한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제는 흥행을 넘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1000만이라는 관중 수를 집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팬들이 야구장에서 쌓은 경험과 목소리를 리그 발전의 자산으로 활용해야 할 때다.
3년 연속 1000만 관중의 이면에는 온열질환 환자 발생, 암표 문제, 경기장 시설 등이 자리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사후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팬들과 상시적으로 현장 문제를 짚어보고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팬들이 주체가 되는 자문위원회 형식의 기구가 설치되는 건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제는 프로야구가 양적 성장의 시대를 넘어 질적 성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별로도 팬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한 구단이 팬들의 의견을 반영해 좋은 사례를 만들고 관중들의 호응을 얻는다면 다른 구단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것”이라고 짚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2023년 ‘팬 참여 제도(Fan Engagement Standard)’를 시행하며 각 구단의 팬 자문위원회(Fan Advisory Board) 운영을 제도화했다. 팬들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듣고 구단 운영에 반영하기 위한 창구다. 구단 최고경영자(CEO)나 구단주도 연 1회 참석해야 한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검토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관계자들과 팬 자문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경기장 개선 사업과 관중 티켓 정책, 안전 입석 구역 도입에 대해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팬들에게 사전 안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견까지 공유했다.
국내에도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한 사례가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2018년부터 3년간 시행한 ‘보이스 포 KBL(VOICE FOR KBL)’이다. 대표 팬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시즌 리뷰와 외국인선수 제도, 차기 시즌 경기 운영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당시 KBL이 프로농구 발전을 위해 발족한 농구발전위원회에서도 보이스 포 KBL에서 나온 의견을 참고하기도 했다.
KBL 관계자는 “현재는 같은 이름의 상시 창구는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KBL 통합 홈페이지 회원을 대상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팬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팬들의 참여가 개별 구단의 운영 영역을 넘어 프로야구가 직면한 사회적 이슈로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구단 운영 등은 이미 구단이 다양한 전문 기관과 협력해 개선할 수 있지만 기후변화나 폭염, 일회용품과 폐기물 문제 등은 팬들의 경험과 의견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지금은 사회적인 이슈와 관련해 팬들이 리그나 구단에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막혀 있다”며 “팬들은 물론 지자체와 구단 그리고 선수와 코칭스태프까지 한자리에 모을 수 있는 소통 창구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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