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열리던 이자이 국제 음악 콩쿠르 결선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벨기에와 공동 운영 체제까지 구축하면서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국제적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서울 서초구 로데아트센터에서는 벨기에 이자이 국제 음악 콩쿠르 결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자이 국제 음악 콩쿠르 결선은 오는 10∼11일 경기 이천아트홀에서 개최된다. 해외에서 열리던 국제 음악 콩쿠르 결선이 국내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선은 한국국제예술학교와 벨기에 이자이 국제 음악 콩쿠르 본부가 공동 개최한다.
이자이 국제 음악 콩쿠르는 벨기에가 낳은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외젠 이자이를 기리기 위해 2018년 벨기에 리에주에서 창설됐다. 한국인으로는 2021년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한국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남카라 총괄 디렉터다. 지난해 심사위원 자격으로 벨기에로 갔을 당시 콩쿠르 측과 깊은 대화를 나눈 것이 계기가 됐다. 남카라는 “국제 콩쿠르의 한국 유치는 그동안 꾸준히 시도돼 왔다. 그만큼 한국에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소감을 전했다.
워낙 아시아권 참가자들이 많은 만큼 콩쿠르 측도 동양권 국가에 결선 유치를 시도해왔다. 엘레나 라브레노프 총감독 겸 설립자는 콩쿠르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최고의 파트너인 남카라가 한국에 있었기 때문이고, 또 하나의 이유는 다수의 참가자가 아시아 출신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벨기에 콩쿠르가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사실 자체가 문화적 교류 차원에서 의미가 깊다. 벨기와 한국의 또 다른 차원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참가자들 또한 중요한 경험이 돼 음악적 커리어에도 훌륭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엘 스밀노프 심사위원장은 미국 클리블랜드 음대 총장으로 재작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클래식이라는 서양 음악을 연주하는 수많은 한국인을 지금까지 만나봤을 때 아주 훌륭한 열정과 근면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제는 서양권이 동양에 와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 클래식 중심에 서고 있는 한국에서 국제 콩쿠르를 개최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결선도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2028년부터는 벨기에와 한국이 결선을 격년으로 개최하는 국제 공동 운영 체제를 구축하기로 확정했다. 한국이 단순한 개최지를 넘어 국제 클래식 음악계의 공동 운영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 첫 사례다.
올해 대회에는 23개국 121명이 지원했다. 결선은 벨기에에서 진행된 예선과 준결선을 통과한 주니어 8명, 시니어 12명 등 총 20명의 파이널리스트가 경쟁한다. 한국은 주니어 부문 이세나, 시니어 김아인·임해원 등 총 3명의 연주자가 결선에 진출했다. 스테판 재키브 심사위원은 “각 참가자가 악기에 대해 어느 정도의 숙련도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 작곡가가 악보에 써놓은 비전을 연주자가 어떻게 현실로 잘 구현해 낼 것인지, 연주자로서 개성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 등 두 가지의 균형을 얼마나 잘 맞추는지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올해 한국 결선의 가장 큰 변화는 시니어 부문에 오케스트라 협연 결선 라운드가 처음 도입된다는 점이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조정현)가 협연을 맡아 시니어 부문 파이널리스트들과 함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제 콩쿠르의 핵심 평가 요소인 협주곡 연주 역량을 실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검증하는 방식이다.
결선 기간에는 경연뿐 아니라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비롯한 명기 전시회, 입상자 갈라 콘서트 등 부대 행사가 함께 열린다. 참가자와 관객 모두가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교육과 공연, 그리고 희귀 명기를 직접 접할 수 있는 국제음악 축제로 마련될 예정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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