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고 쫓기는 전쟁이다.
매년 ‘역대급 순위 경쟁’ 강도를 높이는 프로야구.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한층 더 촘촘해진 순위표가 이를 대변한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마치 살얼음판 위를 달리는 레이스처럼, 그 누구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3분의 1지점을 향해가는 시점, 저 멀리서 뜨거운 기운이 느껴진다. 대지를 적신 봄비가 지나고 나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될 터. 묘한 흐름이 감지된다. 어떤 팀이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더 강력해진 사자의 하울링
가장 눈에 띄는 팀은 단연 삼성이다. 최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1일 기준 5월 치른 17경기서 13승(4패)을 신고했다. 7할대 승률(0.765)을 자랑했다. 이 기간 8연승(3일 대구 한화전~12일 잠실 LG전)을 질주하기도 했다. 전체 판도를 흔든 것은 물론이다. 4월까지만 하더라도 KT와 LG, SSG의 3파전이었다. 공교롭게도 5월 들어 세 팀 모두 주춤한 상황. 삼성이 그 틈을 파고들었다. SSG를 중위권으로 내리고 KT, LG와 새롭게 3강 구도를 형성 중이다.
삼성의 질주 뒤에는 탄탄한 선발진이 있다. 부상 회복 후 돌아온 원태인이 점점 제 궤도를 찾아가는 가운데, 단기 대체 외인 잭 오러클린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여기에 타선의 집중력이 더해지면서 수월한 경기가 많아졌다. 손건영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우완 투수)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에 이어 좌완 투수 오러클린이 선발진 중심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균형이 좋다”고 분석했다.
KT, LG는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꾸준히 상위권에 있을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선수층이 탄탄하다는 의미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KT의 경우 선발이 좋다. 새롭게 외인 원투펀치를 꾸렸는데 준수하다. 야수 쪽도 김현수, 최원준이 합류하면서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선규 전 SSG 단장은 “LG는 우승 후유증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도 있는 것 같다. 주축 멤버들이 많이 빠졌음에도 조직력으로 버티는 듯하다”고 말했다.
◆ 예열 끝, 꿈틀대는 중위권 움직임
중위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KIA, 두산, 한화가 나란히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특히 KIA를 주목했다. 투타 밸런스가 잘 맞아가고 있다. 건강한 김도영은 역시 강하다. 홈런 부문 1위(13개)에 올라 있다. 박상준, 박재현 등 새 얼굴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불펜 쪽 안정화가 엿보인다. 최 위원은 “새 마무리 성영탁이 뒷문을 잘 막아주고 있다. 정해영, 조상우, 김범수가 점차 제 기량을 찾고 있고 곽도규가 복귀했다. 전상현까지 오면 괜찮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화도 변곡점을 만들었다. 월간 승률 4월 9위서 5월 4위로 뛰었다. 오웬 화이트가 돌아오면서 선발진에 무게감이 더해졌다. 방망이 또한 날카롭다. 5월 팀 타율(0.308) 1위, 팀 홈런(30개) 1위다. 강백호, 문현빈, 요나단 페라자 등이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으며, 포수 허인서의 성장도 눈부시다. 관건은 불펜이다. 마무리 주인이 김서현에서 잭 쿠싱, 이민우로 바뀐 것이 단적인 예다. 류 전 단장은 “초반에 최대한 넉넉하게 점수를 뽑는 쪽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짚었다.
하위권에서도 반전을 꾀한다. 실질적으로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 한 번 연승가도를 타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 롯데에게로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선발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불펜도 퍼즐이 맞아가고 있다. 한동희 등 타선이 살아나고 있다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반등의 여지가 크다는 전망이다. 최 해설위원은 “고승민, 나승엽이 돌아오니 라인업이 확실히 강해졌다. 마무리를 최준용으로 바꾼 부분도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 됐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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