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의 문턱에서 디자이너 박윤희의 '그리디어스(GREEDILOUS)'가 다시 한번 서울을 뒤흔들었다. 지난 19일, 서울패션위크 2026 FW 컬렉션에서 선보인 ‘BORN FROM CHAOS’는 단순한 패션쇼를 넘어, 불확실한 시대의 혼돈을 희망과 전진의 에너지로 승화시킨 한 편의 웅장한 현대적 연희(演戱)였다.
▲전운이 감도는 런웨이, '연희'로 막을 올리다
쇼의 서막은 정적을 깨는 국악의 울림과 함께 시작되었다. 무대 위에는 5m에 달하는 거대한 깃발이 등장하며 장내를 압도했다.
거대한 깃발이 무대를 압도했고, 국악 연주와 사자춤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며 한국적 요소를 전면에 배치했다. 대형 LED 스크린에 투사된 십장생도 스타일의 픽셀 그래픽은 시각적 밀도를 더하며 ‘BORN FROM CHAOS’의 서막을 알렸다. 덕분에 관객들은 패션쇼가 아닌 거대한 제의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으로 쇼를 시작할 수 있었다. 모델들의 워킹이 이어질 때마다 패턴의 겹침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잔상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고, 관객들은 실험적인 실루엣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픽셀로 재해석된 전통, '혼돈' 속의 새로운 질서
박윤희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혼돈'을 무질서가 아닌,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는 동력으로 삼았다. 대형 LED 스크린에는 십장생도와 민화적 요소들이 픽셀 그래픽으로 변환되어 끊임없이 움직이며 시각적 밀도를 높였다.
특히 그리디어스 특유의 우아한 선이 눈에 띄었다. 특히 케이팝데몬헌터스로 더욱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한복과 박윤희 디자이너의 감각이 만나 객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과거의 옷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의 선과 면을 분해하고 재조합하여 미래적 비전을 제시한다.
▲2026년 '붉은 말'의 질주, Wellness와 ESG의 만남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상징하는 모티프는 컬렉션 곳곳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붉은 말은 통제된 힘과 의식 있는 전진을 의미하며, 이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Wellness와 ESG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강렬한 색채의 대비는 혼돈 속에서도 잃지 않는 명확한 방향성을 상징하며, 책임 있는 소재 선택을 통해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디자이너의 태도를 드러낸다.
▲반복과 대비의 미학: 그래픽 언어로 쓴 서사
그리디어스의 전매특허인 그래픽 프린트는 이번 시즌 더욱 황홀해졌다. 블랙 계열의 구조적인 룩과 고채도의 포인트 컬러 룩이 교차하며 시각을 즐겁게 했다.
▲액땜과 덕담, 디자이너의 진심이 닿다
쇼의 피날레는 다시 국악단의 행진으로 이어지며 수미상관의 완벽한 구조를 완성했다. 이때 런웨이로 튀어 나온 디자이너 박윤희는 화이트 후디를 입고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질주했다.
실제 말띠이기도 한 그녀는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에 "이번 공연은 2026년을 맞이할 관객들의 액땜을 위한 한 판의 연희"라며, "나의 강한 에너지와 추진력이 모든 이들에게 희노애락을 넘어선 좋은 기운으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제 2026 FW 뉴욕 패션위크에서 이 서사와 상징적 힘을 다시 한번 거대하게 응축해 선보일 계획”이라며 “서울에서 시작된 이 작은 떨림이 뉴욕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거침없이 확장될 때, 한국적 감각이 지닌 동시대적 가능성은 비로소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디어스의 2026 FW는 단순한 트렌드 제시를 넘어, 패션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긍정적인 에너지와 위로를 건넬 수 있는지 보여준 수작이었다. 혼돈(Chaos)에서 태어난 이들의 아름다운 전진은 2026년 패션계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가 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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