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에선 태극전사들의 치열한 전투가, 국내에선 방송사들간의 중계 다툼이 펼쳐지고 있다. JTBC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를 독점 중계 중인 가운데, 중계권을 갖지 못한 지상파 채널들간의 자존심 싸움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JTBC는 지난 7일 개막해 오는 23일 막을 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독점 중계하고 있다. 중계권을 확보한 JTBC가 지상파 3사(SBS·KBS·MBC)와 중계권 협상을 시도했으나 타결되지 않았다. 국민들은 이례적인 종합편성채널 독점 중계로 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자 한국 스키의 역사를 다시 쓴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최가온 선수의 결승 경기가 JTBC 본 채널에서 생중계 되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스노보드 대신 쇼트트랙을 중계한 JTBC는 “쇼트트랙이 대한민국 대표팀의 강세 종목이자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만큼, 시청자의 선택권을 고려했다”고 해명을 내놓아야 했다.
지상파 3사는 중계는 물론 관련 소식을 전달하는 데에도 제약을 가지고 있다. 기존 국제 대회는 대부분 시청 채널의 선택권을 가졌던 터라 시청자들의 원성은 더욱 커졌다. 이에 지상파는 JTBC의 독점 중계 방식을 비판하고, JTBC는 억울함을 드러내며 맞서고 있다.
지난 12일 JTBC는 올림픽 특집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는 등 지상파 3사가 보도에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상파의 의견은 달랐다. 지상파가 동계올림픽 보도에 소극적이라는 JTBC 공격에 MBC 관계자는 15일 “중계권이 없는 방송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올림픽 공식 영상은 JTBC 측이 의무 제공하는 하루 4분 여가 전부”라고 밝혔다. 이마저도 ▲1개 프로그램당 사용 시간 2분 제한 ▲경기 종료 48시간 이후 사용 금지 ▲온라인 다시보기 제공 불가 등의 제한이 따른다. MBC 측은 “아침뉴스와 정오뉴스, 오후 뉴스에 쓰고 나면 저녁 메인 뉴스에는 쓸 수 없다”며 “48시간 제한으로 기획성 보도도 할 수 없다. 영상 받는 시간도 정해져 있어 속보성 뉴스도 어렵다”고 부연했다.
독점 중계권을 따낸 JTBC를 제외하고는 경기장 내부 현장 취재가 불가하다. 이에 현지에 파견된 타사 취재 기자들은 경기장 밖에 모여 선수들과 인터뷰를 시도 해야한다. 이러한 상황 탓에 대규모 취재진을 파견할 수 없었고, 자연히 보도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MBC를 비롯한 지상파 3사도 현장에 취재팀을 보냈으나 제공받는 영상의 한계로 추가 뉴스를 만들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MBC 관계자는 “JTBC가 뉴스권 구매 조건으로 제안한 AD카드는 1개 방송사당 2장으로 대형 국제 종합대회를 커버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제공 영상도 중계권사(JTBC)가 임의로 편집해 동등한 취재 보도가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뉴스권 금액에 관해서도 “JTBC가 제안한 금액은 당시의 절반을 상회하는 액수다. 2022년 올림픽 중계권을 공동 보유했던 3사는 JTBC로부터 뉴스권료를 받아 3분의 1로 나눈 데 반해, JTBC는 이번 동계올림픽의 독점 중계권사로서 3사를 포함한 모든 방송사에 뉴스권을 각각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상파 관계자의 이 같은 의견에 JTBC 측도 곧바로 반박 입장을 내놨다. JTBC의 독점 중계에 지상파가 피해를 보고 있는 듯 하지만 이는 모두 전례에 근거한 운영이라는 것. JTBC 측은 “비중계권사의 경기장 취재 제한은 IOC의 가이드 라인에 따른 것이며, 이번 올림픽에서는 무료 영상 사용 뉴스의 스트리밍을 온라인 전체로 허용한다”고 반박했다.
뉴스권과 관련해 JTBC는 “지상파의 선례대로 협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별 방송사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구매 방송사의 취재 편의를 위해 AD카드 발급을 포함해 제안했다는 것. 더욱이 과거 지상파에서 판매하던 금액의 절반 수준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예년에 비해 동계올림픽을 향한 대중적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선수들을 응원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방송사간의 갈등만 부각되는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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