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 축제가 열렸다. 베테랑도 신예도 가리지 않고 고른 득점 분포를 자랑하며 월드컵 예선 무패를 달성했다.
16년 만의 월드컵 예선 무패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쿠웨이트와의 10차전을 4-0으로 승리했다. 전진우가 자책골을 유도했고 이강인, 오현규, 이재성이 날카로운 발끝을 자랑하며 득점했다.
무패행진이다. 6승 4무를 기록하며 승점 22로 예선 최종전을 마쳤다. 현재와 같은 최종 예선 방식에서 조별 예선을 무패로 통과한 건 1990년 이탈리아 대회,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 이어 3번째다. 조 1위를 굳혔다. 이라크와 최종전을 남겨둔 2위 요르단(승점 16·4승 4무 1패)과의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렸다.
한국은 오현규(헹크)가 최전방에 자리했다. 2선은 전진우(전북), 배준호(스토크시티), 이강인(PSG)이 책임졌다. 중원에서 원두재(코르파칸),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나섰다. 수비진은 이태석(포항), 김주성(서울), 이한범(미트윌란), 설영우(즈베즈다)가 지켰다. 골키퍼 장갑은 이창근(대전)이 꼈다. 한국의 에이스 손흥민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쿠웨이트를 압박했다. 공격 진영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었다. 선제골의 기쁨 역시 한국의 것. 운까지 따랐다. 전반 30분 코너킥 찬스에서 황인범의 크로스가 문전 앞으로 향했다. 낮게 깔린 크로스에 전진우가 머리를 갖다 댔으나 공은 파하드 알하제리의 다리를 맞고 왼쪽 하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은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은 골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중심에 배준호가 있었다. 추가골은 후반 시작 5분여 만에 나왔다. 주인공은 이강인. 후반 6분 이태석의 인터셉트에서부터 시작됐다. 공을 이어받은 배준호는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골문 좌측으로 쇄도하는 이강인을 향해 패스를 찔렀다. 이강인은 좁은 각도에도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A매치 11호골이자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도 이에 질세라 번뜩이는 발끝을 자랑했다. 후반 8분이었다. 우측에서 올린 황인범의 크로스를 왼쪽 골대 부근에서 배준호가 헤더로 오현규 앞에 떨어뜨렸다. 골문 앞에 자리를 잡고 있던 오현규는 터닝슛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앞선 이라크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신고했다.
득점행진에 브레이크는 없었다. 이재성이 한국의 4번째 골을 넣었다. 후반 27분 이강인이 올린 크로스에 김주성이 헤더로 처리했으나 골포스트를 맞고 흘렀다. 혼전 상황에서 김주성이 이재성에게 짧은 패스, 이재성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뚫었다. 한국은 4-0으로 앞섰다.

갑자기 박수가 쏟아졌다. 골 잔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에이스가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던 손흥민이 후반 30분 오현규와 교체로 출전했다. 개인 A매치 통산 134경기. A매치 최다 출전 단독 3위에 올랐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 중 한 명인 이운재(133경기)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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