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을 찾는 목디스크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의 퇴행성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환자들도 크게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목디스크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거북목 증후군 환자의 61%가 30대 이하로 확인됐다. 이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 전자기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잘못된 자세가 반복된 결과다.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보는 직장인,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습관은 목 디스크의 대표적 원인이다. 고개를 30도 숙였을 때 경추에 가해지는 하중은 약 18kg, 60도 숙였을 땐 무려 27kg에 이른다. 이러한 하중이 누적되면 경추 정렬이 무너지고, 자연스러운 C자 커브가 사라지며 일자목, 거북목이 된다. 이를 방치하면 결국 디스크로 이어진다.
목 디스크는 경추 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통증은 단순히 목에 국한되지 않고 어깨, 팔, 손가락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근력 약화, 감각 저하, 심지어 마비 증상으로도 발전한다. 디스크가 눌리는 위치에 따라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경추 4-5번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어깨통증과 함께 엄지손가락 저림이 나타나며, 5-6번은 어깨부터 손가락까지 방사통이 나타난다. 뒷골이 당기고 눈이 침침하거나 어지러움이 동반된다면 2-3번 경추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목 디스크 환자는 어깨나 팔이 아플 때 목 통증도 같이 동반되는데 목 통증 없이 팔만 아프다면 어깨질환이나 다른 질환도 의심해야 한다.

목디스크는 초기 증상이 애매해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착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치료는 증상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도수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도수치료는 경추의 잘못된 정렬을 바로잡아 목 주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증상이 중등도 이상이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비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로는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국소마취하에 진행되며,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 신경성형술은 보다 정밀한 치료로, 꼬리뼈를 통해 카테터를 삽입하고 실시간 영상장비를 통해 통증 유발 부위에 약물을 직접 전달해 유착을 풀고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양쪽 어깨와 팔, 손가락까지 저린 증상을 보였던 환자도 신경성형술 후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한 사례가 많다.
비수술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을 만큼 디스크가 심하게 파열됐거나, 신경마비 증상이 동반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수술법은 ‘경추 인공디스크 치환술’이다. 이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디스크를 삽입해 경추의 움직임을 유지시키는 수술이다. 기존의 척추유합술과 달리 목의 운동성을 유지할 수 있고, 빠른 회복이 가능해 젊은 층 환자들에게도 적합한 치료법이다.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평소 생활습관 관리만 잘해도 목디스크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춰 사용하고, 고개를 앞으로 내미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너무 높거나 낮은 베개는 경추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본인의 체형에 맞는 베개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 2~3회 간단한 목 스트레칭을 반복하면 경추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의 경우, 1시간에 한 번씩 목과 어깨를 돌리거나 가볍게 걸으며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거북목이나 일자목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치료와 교정을 시행하면 디스크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배장호 서울바른세상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목디스크는 절대 중장년층만의 질환이 아니다. 바르지 못한 자세가 반복된다면 20~30대라도 디스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고, 이를 방치하면 만성통증이나 신경마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 중요한 건 통증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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