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주연의 영화 ‘승부’가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작품은 한국 바둑계의 두 전설, 조훈현과 이창호의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조훈현 역은 이병헌이, 이창호 역은 유아인이 맡아 사제대결로 치닫는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영화는 세계 바둑 대회에서 우승해 국민 영웅으로 대접받던 조훈현이 9살 바둑 신동 이창호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말수가 적고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이창호는 바둑판 앞에만 앉으면 아버지뻘 되는 바둑기사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리며 조훈현의 눈에 든다.
이후 조훈현은 어린 이창호를 제자로 받고 한 집에서 모든 생활을 함께 한다. 아울러 매일 치열한 대국을 반복하며 이창호만의 바둑 스타일을 정립하도록 교육한다.
이 둘은 1990년 2월 한 바둑대회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겨우 중학생에 불과한 제자 이창호가 반집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다. 앞서 “창호가 나를 넘으려면 10년은 더 걸린다”고 호언장담했던 조훈현은 큰 충격에 빠진다.

이번 작품은 화려한 액션이 없음에도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이 맴도는 영화였다. 스승을 꺾어야 하는 제자와 이에 맞서는 스승의 심리전 등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만 의료진으로써 이번 작품을 보며 대국에 몰두한 채 평균 3~4시간씩 앉아있어야 하는 바둑기사들의 허리 건강에 대한 우려가 앞서기도 했다.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허리가 받는 압력이 커지며, 특히 이번 영화에서 연출된 조훈현의 ‘와기(臥棋∙한쪽 무릎을 비스듬히 세우고 상체를 뒤로 눕힌 자세)’는 허리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해 허리디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어서다.
허리디스크는 척추와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제자리에서 벗어나 주위의 신경을 건드리며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를 방치할 경우 하지 마비나 대소변 장애를 동반하는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에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길 권한다.
허리디스크 치료법은 다양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한약 처방 등 한의통합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킨다. 특히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함유한 약침은 염증 제거와 신경 재생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이는 SCI(E)급 국제학술지 ‘신경학 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에도 소개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논문에 따르면 두충, 방풍 등의 한약재로 조제한 신바로약침은 염증을 억제하고 디스크의 퇴행 속도를 늦추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둑판 앞에 오래 앉아 고민해야 하는 전문 기사나, 바둑을 취미로 하는 이들이라면, 다리 꼬기와 양반 다리 등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자세는 가급적 피하도록 하자. 아울러 상대 선수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대국 중간마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권해본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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