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처럼, 누나처럼!”
대한체육회 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했다. 김나미 사무총장이다. 김 사무총장은 2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제1차 이사회서 동의 절차를 거쳐 정식 선임됐다. 체육회 실무 총 책임자인 사무총장에 여성이 오른 것은 전신인 조선체육회(1920년 출범)까지 범위를 넓혀 봐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 사무총장은 “체육인으로서 이런 자리에 오른다는 것이 너무 영광스럽다.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사무총장은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출신이다. 1978년 동계체전을 시작으로 전국대회 88관왕이라는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은퇴 후에도 스포츠를 위해 끊임없이 일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과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부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국제 스포츠 행정가로서 경험을 쌓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대한철인3종협회 부회장,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현장과 행정을 아우르는 여성 리더십으로 주목을 받았다.

변화의 바람이 크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이기흥 전 회장을 제치고 당선된 배경이기도 하다. 김 사무총장의 발탁 역시 이러한 맥락으로 여겨진다.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차근차근 하나씩 바꿔 나가겠다는 각오다. 김 사무총장은 “모든 분들이 도와주셔야 한다”면서 “여성들이 체육인으로서, 행장가로서 걱정 없이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열심히 해서 임기 2년을 마친 뒤에 여성 사무총장이 또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흐름과도 맞닿아있다. 지난 21일 제144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커스티 코번트리(짐바브웨)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IOC 사상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자, 아프리카 대륙 출신의 위원장이다. 김 사무총장 역시 남다른 마음으로 지켜봤을 터. “체육회도, IOC도 유리 천장을 깼다”면서 “대한체육회의 사무총장 발표가 IOC 총회보다 앞섰다. 한국 체육인으로서 굉장히 자랑스럽다. 국제무대에서도 더 잘해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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