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강정호의 라스트 댄스가 시작되는 것일까. 다시 미구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리고자 한다. 개인 채널을 통해 빅리그 트라이아웃에 도전할 뜻을 전했다. 앞서 강정호는 팬들에게 빅리그 도전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약 3만명이 참여한 투표서 92%가 찬성했다. 강정호는 “안할 수가 없겠더라”고 운을 뗀 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나이가 많아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한국야구를 이끄는 걸출한 야구선수 중 한 명이었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최고의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2014시즌 117경기서 타율 0.356, 40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이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미국으로 향했다. 4년 보장 금액 1100만 달러에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손을 잡았다. 2015시즌 15홈런, 2016시즌 21홈런 등을 쏘아 올리며 MLB에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음주운전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2016년 12월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이를 은폐하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설상가상 2009년, 2011년에 이어 3번째 음주운전 적발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겼다. 야구인생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물론이다. 미국 당국이 강정호의 취업 비자 갱신을 거부했다. 발이 묶인 강정호는 2017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했다. 2018시즌 막바지 복귀했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2019시즌 8월 방출됐다.
복귀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키움에 복귀하려 했지만, 3차례 음주운전 경력으로 인해 야구위원회(KBO)로부터 1년 유기실격 징계를 받았다. 2022년 다시 시도했지만 싸늘한 여론이 막아섰다. 미국으로 돌아가 야구스쿨을 차렸다. 비시즌 몇몇 KBO리그 현역 선수 및 코리안 빅리거들의 기술 지도를 맡으며 조금씩 이름이 언급됐다. 최근에는 자신의 개인 채널을 통해 KBO리그 등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무엇을 위한 도전일까. 강정호는 1987년생으로, 30대 후반을 향해 가고 있다. 계속 야구에 몸담고 있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5년 이상의 공백이 있는 상태다. 전성기 시절과는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과감하게 나아가기로 했다. 야구선수로서 실추된 이미지를 다잡고 싶은 마음도 있을 터.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고 응원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다른 한 쪽에선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한 결정 아니냐며 의심하기도 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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