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신드롬에 제주도가 들썩이고 있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촬영지를 직접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계속되면서 K-드라마가 국내 관광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 어디?…제주관광 훈풍 기대
‘폭싹 속았수다’는 공개 2주 차만에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2위에 등극하는 등 전 세계에서 뜨거운 화제성을 자랑하는 중이다. 작품은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내용이다. 1960년부터 2025년까지 교차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제주도의 다채로운 자연 풍경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제주도 또한 특수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폭싹 속았수다’는 2022년 말부터 제주에서 약 1년 2개월간 촬영됐다. 제주도는 로케이션 유치·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을 지원했다. 드라마에는 성산일출봉과 김녕 해변, 제주목 관아, 오라동 메밀꽃밭 등이 등장한다. 애순 엄마와 해녀 동료가 물질을 하는 바다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 해변, 애순이 결혼 후 아들을 낳지 못한다며 시어머니 손에 이끌려 강제로 3천배 하는 절은 극 중 성산일출봉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제주도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한 홍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과 제주관광공사 사이트 등에서 드라마 홍보영상을 내보내고 있으며 도내 전광판, 시내·외 버스정류소 정보시스템 등 1200여곳에서도 작품을 홍보하는 중이다. 작품이 모두 공개된 후에는 드라마 주요 배경을 중심으로 탐방코스를 만들고 홍보간판을 설치한다.

제주도가 드라마 홍보에 주력하는 이유는 앞서 한류 콘텐츠의 위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일본 등 해외여행 수요로 내국인 관광객 감소를 겪고 있는 제주도는 지난해 관광객 수 1300만명을 넘겼지만 내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내국인은 1187만6303명이 제주도를 찾았다. 2023년 1268만1999명보다 6.4% 줄어든 수치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제주 방문 외국인은 190만7608명으로 전년 대비 169.6% 증가했다.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해외 직항노선과 크루즈 운항 재개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또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우리들의 블루스’ 등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잇따라 글로벌 주목을 받으며 제주 관광의 매력을 알렸다.
특히 ‘웰컴투 삼달리’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부터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체험 콘텐츠를 소개해왔다. 일본 여행 상품 기획자들은 ‘웰컴투 삼달리’의 제주 촬영지를 직접 돌아봤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도 돌고래 관찰 명소인 서귀포시 대정읍과 5·16도로 숲 터널 등이 등장해 외국인 관광객이 해당 촬영지에 모여들기도 했다.

◆잇따라 ‘K-드라마’ 관광 특수…올해 방한객 2000만 목표
K-드라마의 글로벌 파급 효과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상북도 포항시 또한 K-드라마 관광 특수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인기리에 막을 내린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는 포항시가 제작·지원했다.
주인공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포항의 바닷가와 숲 등 아름다운 경관이 배경으로 쓰였다. 도송림테마거리의 데이트 장면, 이가리 닻 전망대의 사진 촬영 장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의 프러포즈 장면 등 포항의 아름다운 경관이 드라마에 노출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포항시는 드라마 메이킹 영상과 촬영지 소개 영상을 연계한 기획 영상을 제작·배포하고 여행 인플루언서·커뮤니티와 협업해 촬영지 여행 코스 홍보에 나섰다. 촬영지에는 포토존과 안내판도 설치했다.
이미 포항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2019), ‘갯마을 차차차’(2021) 등의 인기 드라마로 관광특수 효과를 톡톡히 실감한 바 있다.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인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갯마을 차차차’에 나온 청하 공진시장은 동남아시아 관광객에게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외에도 충청북도 청주시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주인공들이 바둑을 두는 장면의 배경으로 청주 중앙공원이 나와 인기 관광지로 떠오른 바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관광하러 온 외국인은 1637만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K-팝이나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공사는 ‘세계를 홀리는 K-콘텐츠로 해외 영토 확장’을 8대 핵심사업 중 하나로 내세우며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 2000만명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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