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에 한 획을 그었던 레전드가 세상을 떠났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과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매체들은 22일 리키 헨더슨(미국)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헨더슨은 폐렴 증상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인근 병원에서 입원했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65세.
1958년 12월 25일에 태어난 헨더슨은 MLB 통산 도루 1위로 빛나며 역대 최고의 리드오프로 이름을 날린 전설적인 인물이다. 1979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프로 데뷔를 알렸고 2003년 LA 다저스에서 은퇴했다. 뉴욕 양키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애너하임 에인절스, 뉴욕 메츠, 시애틀 매리너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숱한 명문 구단을 거치며 25번의 시즌을 풍성하게 채웠다.
그를 상징하는 타이틀은 ‘대도(大盜)’다. 선수 생활 절반에 가까운 12번의 시즌을 도루왕으로 물들였다. 오클랜드 소속이던 1980년 역대 최초 단일 시즌 100도루를 장식했으며, 1982년에는 무려 130개의 베이스를 훔쳐 자신이 보유한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경신했다. 1983년에도 108도루를 찍으며 3번의 100도루 시즌을 빚어냈다. 헨더슨을 제외하면 한 시즌 100도루 돌파 선수는 전무하다.
통산 도루는 1406개로 단연 1위다. 2위 루 브록(938개)과도 468개나 차이 날 정도로 독보적이다. 통산 2295득점, 리드오프 홈런 81개도 통산 ML 역대 1위에 빛나는 대기록이다. 심상치 않은 이정표와 함께 올스타 10회 선정, 월드시리즈 우승 2회(1989·1993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1회(1990년), 골드글러브 1회(1981년) 등의 기록도 남겼다.
또한 그는 통산 타율 0.279(10961타수 3055안타) 297홈런 1115타점 등 다른 타격 지표에서도 굵직한 수치를 새겨 스피드에 콘택트와 파워까지 챙긴 다재다능한 리드오프의 상징으로 남았다. 2009년에는 94.8%의 득표율로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며 자타공인 레전드로 발돋움했다.
헨더슨과 14번의 시즌을 함께한 오클랜드 구단은 이날 “헨더슨은 역대 최고 야구 선수 중 한 명이다. 그의 기록은 영원히 야구 역사 정상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의심의 여지 없는 오클랜드의 가장 전설적인 선수”라고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도 “헨더슨은 1번 타자의 정석이자 가장 뛰어나고 사랑받은 선수였다”며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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