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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의 봄③] 쏟아지는 비판 속 이기흥·정몽규, 왜 연임에 집착하나

입력 : 2024-12-06 06:04:00 수정 : 2024-12-05 20: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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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1월 29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출마할 결심,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국민들의 관심이 한국 체육계를 향한다. 이 가운데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의 수장들은 연임 정면돌파에 나서는 분위기다. 3선 도전에 나선 이기흥 체육회장은 이미 첫 관문인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연임 승인을 받은 상태다.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도 체육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4선에 도전한다. 체육계 안팎에서 비위 의혹 및 리더십의 부재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른바 ‘마이웨이’ 행보다.

 

임기 연장에 이토록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확률적인 부분을 빼놓을 수 없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1월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 회장 모두 차기 선거의 ‘탑독’으로 평가받는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출마 시 연임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뒤따를 정도다.

 

현행 선거 시스템상 현직 회장들의 우세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체육회의 경우 선거인단은 총 64개 정회원 경기단체와 4개 준회원 경기단체, 17개 시도체육회, 228개 시 군구 체육회 등 2000여명이 예상되고 있다.

 

축구협회장은 축구협회 대의원과 산하 단체 임원, 지도자·선수·심판 등 축구인 200여명 유권자의 선택을 통해 정해진다. 오랫동안 단체 내부에서 네트워크를 다져온 터줏대감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명예회복 및 권력욕이라는 분석도 있다. 먼저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취임해 8년간 한국 체육의 대통령 자리를 맡았다. 이 기간 치른 굵직한 국제 스포츠 대회도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열흘 붉은 꽃은 없듯 이 회장의 ‘철옹성’이 조금씩 무너지는 흐름이다.

 

지난 8월 파리 올림픽을 마친 뒤 사면초가에 놓였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은 이 회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간부·직원 8명에 대해 부정채용, 물품 후원요구, 후원물품 사적사용, 예산 낭비 등 비위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직무 정지를 내렸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압수 수색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1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스틸러스와 울산 HD FC의 경기에 앞서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축구협회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정 회장이 수장에 오른 지 햇수로 무려 11년째다. 그간의 여러 실책이 끊임없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독단적이고 무능력한 행정 전반을 두고 비판이 거세다.

 

지난해만 해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징계 축구인 100인 기습 사면조치 등이 있었고, 올해 또한 홍명보 감독 선임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게 대표적이다. 지난달 5일 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정 회장을 향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는 “이 회장은 벼랑 끝 전술을 택했다. 정치권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수사의뢰를 당한 상황에서 기사회생의 길은 회장 연임뿐”이라면서 “정 회장의 경우는 명예욕의 발로가 드러낸 격이다. 특히 축구는 현대가의 과업 아닌가. 억지로 등 떠밀려 밀려나는 건 명예롭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체육인 역시 ‘자존심’ 차원에서 이 회장과 정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이대로면 타의에 의해 내려와야 한다.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연임 도전을 강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스포츠의 현재와 미래가 달렸다. 개인 명예 회복을 위한 증명의 장은 더더욱 아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를 변화와 혁신의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쓰라린 상처를 봉합하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기회다. ‘체육의 봄’ 기로에 섰다. 결정권을 쥔 체육인들의 손을 향해 관심이 집중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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