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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의 봄①]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운 스포츠단체장 선거

입력 : 2024-12-06 06:00:00 수정 : 2024-12-05 22: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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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1월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체육의 봄은 올 것인가. 한국 스포츠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국 스포츠계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 등 주요 단체들이 수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각각 2025년 1월 14일, 1월 8일 열린다. 내로라하는 후보들이 앞 다투어 출사표를 던졌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엔 이기흥 현 회장을 비롯해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도전한다. 대한축구협회장 자리엔 정몽규 현 회장과 허정무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전 이사장, 신문선 명지대학교 초빙교수 등이 나선다.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오랫동안 묵혀왔던 문제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2024 파리올림픽’은 한국 스포츠계의 어두운 민낯을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사례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은 여자 단식서 금메달을 딴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낸 것이 대표적이다. 국가대표 운영 등 케케묵은 낡은 관행들에 대해 꼬집었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갈등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대한체육회는 올림픽 직후 문체부의 격려행사 자리를 외면, 갑작스럽게 해단식을 취소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꼬리를 무는 물음표. 국정감사에서도 뭇매를 맞았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개인적 비위 의혹과 더불어 부적절한 파리올림픽 참관단 운영, 후원사 독점공급권 계약, 과도한 수의계약, 방만한 예산 사용 등으로 질타를 받았다.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은 당시 “동네 계모임만도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2021년 자신의 3번째 연임을 심의한 김병철 스포츠공정위원장과 함께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나아가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서 불거진 협회 사유화 정황 등도 드러났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1월29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성은 없다. 제 밥그릇 지키기에 한창이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사실상 3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지난달 12일 열린 스포츠공정위 전체회의서 연임 신청을 승인 받았다. 대한체육회장 선거 준비 TF팀에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으로 움직일 태세다. 문체부로부터 직무정지 조치를 받았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정몽규 축구협회장도 마찬가지였다. 2일 오전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냈다. 스포츠공정위에도 연임 심사서를 냈다. 이 회장이 3선 연임 도전을 승인받은 만큼 정 회장의 4선 도전도 가능할 거란 예측이다.

 

심지어 선거 자체도 현직에게 유리한 시스템이다. 투표 선거인단을 종목 단체 임원, 지역 단체 추천인 등으로 구성한다. 임기 동안 지속적으로 표밭을 다져온 기존 얼굴이 훨씬 수월할 수 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기업 총수로서 막강한 자금력을 앞 세워지지 기반을 다져왔다. 다른 후보들이 ‘반(反) 이기흥’, ‘반 정몽규’를 외치고 있지만 뚜렷한 전략 없이는 힘들어 보인다.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단일화 역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지 않는 한 뜬구름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많다. 자신만의 공약과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는 비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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