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로 대표되는 케이팝 트렌드에서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 나가고 있는 뮤지션이 있다.
청춘(靑春)의 불완전한 감정을 노래하는 혼성 듀오 음율(UmYull)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 7월 17일 데뷔 첫 정규앨범 ‘환상설화(幻想說話)’를 발표하며, 국내 음악계에서 색다른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22년 3월 16일, 시티 팝 장르의 데뷔곡 ‘상냥함의 용기’로 데뷔한 음율은 음악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부분에 집중한 보컬 파트의 최운율과 음악의 전체적인 흐름을 담당하고 있는 프로듀싱 파트의 최선율로 구성됐다.
두 사람은 ‘청춘의 불완전한 감정에 선율과 운율을 담아 노래한다’는 의미를 담은 팀명처럼,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 음악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이끌어내고 있다.
정규앨범 ‘환상설화(幻想說話)’ 역시 세상을 바라보는 음율의 시선이 뚜렷하게 담겨 있다. 음율은 “이번 앨범은 일종의 반성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조차도 타인을 수용해오면서 살아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개인화의 경향은 커지고 있지만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서로를 공격하는 것에 많이 몰두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건설적인 비판은 충분히 좋은 일이지만,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이고, 그런 인간들에게는 적절한 비판과 한편으로는 용서와 화해, 잘한 것에 대한 칭찬도 모두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음율은 이어 “그 누구보다 우리 자체에 거는 자기 암시 같은 주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답이 없는 사회에서 정해진 정답을 찾아가기보다 각자만의 정답을 존중하고 살아가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물론 이조차도 우리만의 정답이 될 수 있다. 다만, 점점 각박해지고 기준이 높아지고 있는 사회에 개인들은 지쳐가고 있고, 그 끝은 결코 좋지 못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 모두 다시 화해와 용서, 다름을 인정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앨범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음율은 ‘다른 것은 다른 것’이고, 그 다름은 서로가 관계를 맺고 유대감을 형성하고 나아가 행복하고 건설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음악을 통해 전하고 있다.
앨범이 담고 있는 주제의식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선공개 음악들의 뮤직비디오에 SF판타지 세계관을 녹여낸 것도 특징이다. 세계관의 시간적 흐름은 ‘희비교차 - 푸름애 - 월담소녀 - 파도혁명 – 환상주의’ 순이다. 시간적 흐름을 기준으로 뮤직비디오를 정주행하는 것 또한 음율의 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라는 게 음율의 설명이다. 특히 피지컬 앨범을 통해 세계관을 더욱 상세하게 풀어낸 30p 분량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고.
각기 다른 성향만큼이나 앨범 수록 곡 중 최애곡도 각각 다르다. 선율의 최애곡은 ‘인형극’. 그는 “마디마다 박자가 계속 바뀌는데 사실 대중음악에서는 접하기 힘든 시도”라며 “하지만 나름 잘 풀어낸 것 같아서 뿌듯한 것도 있고, 나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가장 담백하게 풀어낸 가사여서 개인적으로 ‘인형극’을 들으면서 위로를 많이 받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운율은 ‘불가항력’과 ‘하나의 꽃’을 택했다. 그는 “두 곡 모두 스케치 단계부터 ‘이번 앨범 최애곡이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선율이가 ‘하나의 꽃'을 빼고 다른 곡을 앨범에 넣자고 했었다”며 “제가 이게 내 최애곡이 될 친구인데 반드시 들어가야 된다고 어필하여 구사일생으로 앨범에 실렸다. 그래서인지 더욱 애착이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정규앨범 발표를 시작으로 음율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오는 9월 단독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고, 10월에는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국제락페스티벌’에도 참여한다. 공식적인 음악활동 외에도 흥미로운 세계관을 지닌 아티스트로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보다 색다른 도전에도 나설 계획이다.
음율은 “우리의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았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말에 우리도 큰 위로를 받고 있다”며 “완벽한 길을 걷지 않아도 된다고, 길을 잃어도 계속 걷다 보면 언젠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지금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율무(팬클럽 명)들에게 저희의 노래가 나침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음악이 ‘나만 주저앉았던 건 아니었구나’ 하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는 음악을 오래오래 들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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