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톱니바퀴가 맞아간다.
2023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 롯데는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다. 더 높은 곳을 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약점으로 지목됐던 포수 보강을 꾀했다. 4년 총액 80억 원에 유강남과 손을 잡았다. 이적 첫 해부터 활력을 불어넣었다. 121경기에 나서 타율 0.261(469타수 106안타) 10홈런 등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로 마운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팀 평균자책점이 2022시즌 4.45(9위)에서 4.15(6위)로 한층 나아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더욱 이를 악물었다. 많은 변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들었다. 새롭게 도입되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도 관건이었다. 아쉽게도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출발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4월까지 18경기에서 타율 0.122(41타수 5안타) 2타점 등에 그쳤다.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자꾸만 초조해졌다. 지난달 1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 재조정 시간을 거쳤다.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가는 듯하다. 5월 들어 스윙이 한결 호쾌해졌다. 22일 기준 15경기에서 타율 0.275(51타수 14안타) 등을 때려냈다.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기 시작한 것. 유강남표 장타가 나오기 시작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14일 수원 KT전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21일 부산 KIA전에서도 승리의 쐐기를 박는 대포를 쏘아 올렸다. 롯데가 기다리던 장면이다. 유강남이 하위타선서 큰 것 한방을 터트려 준다면 공격력 강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중요한 시기다. 롯데 역시 꿈틀거리고 있다. 월간 승률만 봐도 명확하다. 3월과 4월 각각 0.143(9위), 0.318(9위)에 그쳤다. 5월엔 16경기서 9승1무6패를 마크, 0.600로 전체 2위다. 21~22일엔 선두 KIA를 상대로 연승행진을 이어가며 위닝시리즈를 작성하기도 했다. ‘캡틴’ 전준우와 정훈이 전력에서 빠져있음에도 팀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쳤다. 둘은 부상으로 지난 19일 일본으로 건너갔다. 유강남이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조금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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