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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으로 뻗는 K-의료관광] ③ “실수요자 만나고 새 파트너 찾고”… 로드쇼에 의료기관 몰리는 이유

입력 : 2026-09-15 08:30:00 수정 : 2026-09-14 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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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혼자 뚫기 힘든 몽골 의료관광 시장에서 한국관광공사 로드쇼가 의료기관들의 ‘시장 진입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와 에이전시를 한자리에서 만나고, 실제 치료 수요에 맞춰 상담 대상을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몽골 의료관광객은 3만5586명으로 전체 방한 몽골인의 21.3%를 차지했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해외환자 유치에 나서는 국내 의료기관도 늘고 있다.

 

하지만 낯선 해외시장에서 병원이 환자와 에이전시를 직접 찾고, 상담 이후 예약·방한까지 이어지는 연결망을 처음부터 구축하려면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한국관광공사는 이같은 수요를 겨냥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몽골 울란바타르와 남고비주 달란자드가드에서 ‘2026 몽골 한국 의료관광 로드쇼’를 열었다. 한국에서 17개 의료기관과 6개 의료관광 유치업체 등 23개사가 참가했다.

◆“누굴 만나느냐가 중요”…아무나 모으지 않는 B2C

 

이번 로드쇼에서 의료기관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강점 가운데 하나는 ‘타깃’이었다.

 

해외에서 환자 상담회를 연다고 해서 참석자가 곧바로 방한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치료 의향과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를 찾고 필요한 진료 분야에 맞는 의료기관과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사는 행사 전부터 참여자의 의료 수요를 파악해 의료기관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B2C 상담을 운영했다. 울란바타르에서는 만달금융그룹 VIP 고객 200여명을 대상으로 개인별 희망 진료 분야에 맞춘 1대1 상담을 진행했다.

 

이어 세계적 규모의 오유톨고이 광산이 위치한 달란자드가드에서는 광산기업 임직원과 지역 주민 등 800여명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상담·홍보관을 운영했다.

 

공사는 이번 로드쇼를 통해 총 803건의 상담이 이뤄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약 19억6000만원의 추정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의료기관들도 이 같은 타깃 전략을 로드쇼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사전에 참여자의 의료 수요를 파악하고 필요한 진료 분야와 의료기관을 매칭해 실수요자 중심으로 상담을 구성했다는 평가다.

오영희 아이디병원 네트웍스 해외사업실 총괄은 해외 의료관광 행사가 적지 않지만 공사 로드쇼는 상담 대상을 구체적으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공기관과 함께 해외시장에 접근하면 병원이 단독으로 행사를 마련하는 것보다 부담을 낮추면서 현지 네트워크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관들의 참가 경쟁도 치열했다. 행사 참여를 희망했지만 선정되지 못한 병원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사는 공개 모집과 선발 과정을 거쳐 참가 의료기관을 선정한다.

◆환자 한 명보다 ‘다음 환자’ 연결할 파트너 찾는다

 

B2C 상담만큼 병원들이 중요하게 보는 것이 B2B다.

 

지호영 나누리병원 국제진료팀장은 “현장에서 상담 이후 지속적으로 환자를 연결해 줄 현지 에이전시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B2B 상담을 통해 신규 파트너를 찾고, 가능성이 있는 업체와는 이메일이나 별도 만남 등을 통해 관계를 이어간다. 기존 거래 에이전시와 다시 만나 관계를 다질 수 있다는 점도 로드쇼 참가 이유로 꼽았다.

 

세브란스병원 측에서도 현실적인 평가가 나왔다. 문상환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국제팀장은 “현지 시장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고 기존 파트너와 신규 업체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로드쇼의 성과를 당장의 환자 상담 건수보다 이후에도 환자를 연결할 수 있는 관계에서 찾는 것이다.

신승열 인하대병원 국제진료실장이 세계비즈앤스포츠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신승열 인하대병원 국제진료실장이 세계비즈앤스포츠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로드쇼의 접점은 환자와 에이전시에만 그치지 않는다. 신승열 인하대병원 국제진료실장(인하대 응급의학과 교수)은 “몽골에서는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들의 한국 연수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크다”며 “저희 병원에도 다른 기관을 통해 연수를 오거나 자체적으로 연수를 오는 몽골 의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몽골 현지에서 의료진과 환자를 직접 만나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환자 유치와 함께 의료진 연수와 병원 간 교류로 접점이 넓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광공사도 상담 건수만으로 성과를 판단하지 않는다. 행사 직후 참가 의료기관의 상담·예약 실적을 취합하고 한두 달 뒤 다시 확인해 실제 환자 유치로 이어졌는지 살핀다. 현지에서 ‘누구를 만나느냐’부터 상담 이후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지까지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의료기관들이 로드쇼를 찾는 이유다.

김진국 회장(오른쪽)과 바트에르데네 몽골인한국유학졸업생협회 회장이 울란바타르에서 의료관광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김진국 회장(오른쪽)과 바트에르데네 몽골인한국유학졸업생협회 회장이 울란바타르에서 의료관광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환자 상담서 새 파트너십까지…로드쇼가 만든 ‘다음 연결’

 

현장에서는 이 같은 네트워킹이 실제 새로운 협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김진국 한국의료관광진흥협회장(비앤빛안과 대표원장)은 이번 몽골 방문에서 바트에르데네 몽골인한국유학졸업생협회 회장과 만나 의료관광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후속 사업을 논의했다. 환자를 한국 의료기관에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서로 소개하고 의료기관 간 교류와 새로운 사업모델까지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은 “믿고 찾을 수 있는 한국의 우수한 병원을 소개하고 신뢰를 쌓는 한편 환자를 보내고 받는 관계에 머무르지 않고 의료기관 간 교류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까지 만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몽골 측에서도 한국의 의료관광 운영 모델을 현지에 접목하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몽골에서도 한국의 선진 모델을 도입하려는 의지가 있다”며 “한국을 보다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믿고 맡길 수 있는 좋은 병원을 연결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로드쇼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회장은 “현장에서 일반 소비자 상담과 에이전시·여행사 상담을 나눠 운영하는 방식이 잘 짜여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험업계와 은행, 광산업계까지 연결해 의료관광 상품을 만들려는 구상을 보면서 관광공사가 일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이렇게 수요를 묶어야 의료관광의 부가가치를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몽골 울란바타르·달란자드가드=정희원 기자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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