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신건강정책 대전환 선포
예방, 회복, 치료 전 단계 세부 계획
카카오채널 '마음건강 챗봇' 등
민간단체와 협력도 활발히 추진
정부가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지난 6월 말 대통령 직속 혁신위원회 출범 및 ‘정신건강 정책 대전환’을 전격 선포했다. 혁신위원회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2027년 5월까지 정신질환 예방, 치료, 회복까지 전 단계에 접근할 수 있는 세부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한다. 특히 1차 혁신위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무엇보다 정신건강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강력한 주문에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그동안 복지부와 국립정신건강센터를 중심으로 정신건강 인식 개선 사업이 이뤄졌다. 정신건강복지법 제14조에 따라 매년 10월 '정신건강 홍보주간'에 지방자치단체·민간기관 등이 참여하는 각종 행사를 추진 운영해왔다. 또한 유튜브, 틱톡 등 외부 홍보 매체를 활용한 온라인 캠페인, 대학생 서포터즈 미디어 모니터링 활동도 했다. 하지만 예산의 제한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한 캠페인 운영이 어려워졌고, 인식 개선 사업들에 대한 국민의 체감이 낮다는 한계에 부딪혔다.
앞서 우리나라는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얻은 바 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지난해 12월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비전을 발표한 데 이어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정신건강 분야에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까지 출범시켰다.
혁신방안 핵심은 ▲일상적 마음 돌봄 체계 구축 ▲온전한 회복을 위한 복지서비스 혁신 ▲정신 응급대응 및 치료체계 재정비 ▲인식개선 및 정신건강정책 추진 체계 정비를 골자로 한다.
우선 7월부터 ‘전 국민 마음 투자 지원사업’이 본격 시행됐다. 총 8회의 전문가 심리상담을 올해 8만명을 시작으로 2025년 16만명, 2026년 26만명, 2027년 50만명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내년부터 청년 건강검진은 기존 10년에서 2년마다 실시하고, 위기 학생선별검사 및 SNS 상담도 도입한다. 직장 내 정신건강지원도 강화해 직업 트라우마센터와 직무 스트레스 등을 해소하기 위한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도 확충한다.
정신 응급 상황에 신속한 대응을 위한 체계 구축을 위해 권역 정신 응급의료센터를 32개소로 확대하고, 위기개입팀 인력 역시 올해 306명까지 50% 이상 늘린다. 퇴원할 때부터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해 관리받는 외래 치료지원제도 활성화하고, 지역별 재활시설 설치 및 정신장애인에게 특화된 고용모델을 개발한다. 주거지원 시범사업도 내년부터 실시한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국민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올해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자는 위험하다’는 응답률이 64.6%에 달했다. 정부는 부정적인 응답률을 2030년 30%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언론보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언론보도 권고기준’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새로운 인식 개선 브랜드 ‘마주해요’를 론칭해 각종 행사·캠페인과 광고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 10월 8일부터 ‘매주마주(走) 캠페인’을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진행한다. 10월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기념해 이달 한 달간 매주 지역별로 정신건강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위한 러닝 챌린지이며 배우 진태현도 참여한다.
다만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한계가 있기에, 민간단체와의 협력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8월 카카오헬스케어와 협업을 통해 ‘마음건강 챗봇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카카오톡 채널에서 우울증 자가검진을 할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가까운 정신건강 관련 기관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비영리단체 멘탈헬스코리아와 ‘이·맘·때! DAY’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제는 마음·건강을 돌봐야 할 때‘를 의미하며, 야구장을 찾은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관중에게 전문적인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SNS 이벤트와 유튜브를 통해 정신건강 관리 중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세계은행(WB)과 함께 ‘정신건강 낙인 감소 워크숍’을 개최해 각국의 정신질환에 대한 태도 현황과 정신건강 낙인 감소 프로그램 적용 사례를 공유하고, 국내 적용 가능성을 논의하는 등 국제적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