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의 뜨거운 감자인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예정대로 14일 실시된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김정민 부장판사)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그리고 이호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을 비롯한 11명의 대의원이 제기한 대한체육회장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13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먼저 150분으로 한정된 투표 시간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만 투표할 수 있는 장소의 제약이 지방 유권자들 혹은 전지 훈련에 참가한 선수, 지도자 및 관계자들의 투표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둘째로는 2244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에 사망자, 군입대자 등이 포함되거나 정확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가 미비했다는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었다. 법원은 기각 결정문을 통해 모두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법원은 투표의 시간적 제약에 대해 “투표시간이 투표 관리인의 투표개시선언으로부터 150분이라는 다소 불확정적인 내용으로 공지되긴 했으나, 이는 후보자들의 소견 발표 종료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것”이라며 “선거인이 도저히 투표시간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추상적인 것이라 평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외에도 위탁선거법에 따라 진행된 공공단체 등의 선거에서 투표시간을 한정적으로 진행한 사례가 여럿 존재하는 것도 근거가 됐다. 실제로 2016년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도 같은 방식으로 실시됐기 때문에, 이번 선거를 이례적인 것이라 평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150분이 선거인 수를 고려할 때 모두 투표할 수 없는 짧은 시간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투표시간이 경과할 무렵에 대기하고 있는 선거인이 있다면 그 투표가 마무리되고 투표 마감이 이뤄져야 한다”며 “투표시간으로 선거권이 침해될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투표 장소도 마찬가지다. 법원은 ▲시간과 장소에 대한 공고가 선거일로부터 최소 2주일 전에 이루어진 점 ▲투표소 위치가 올림픽공원으로 정해진 것은 비교적 다수의 선거인의 접근이 용이한 장소이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위탁선거법이나 선거관리규정에 투표시간이나 투표소의 위치 또는 그 수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선거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온라인 투표에 대해서도 “위탁선거법과 선거관리규정은 ‘투표는 선거인이 직접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방법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전자투표에 대한 근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며 “전자투표를 시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명시했다.
선거인단 구성에 대해서도 “예비선거인 및 선거인 추첨 과정에서 중립적이고 공정한 지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및 선거관리위원회 내지 그 산하 관계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가 없다고 봤다.
강신욱 후보측 주장대로 사망자, 군입대자 등이 선거인단에 포함된 점에 대해서는 “선거운영위원회가 선거권 자격 유무를 확인하는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선거권이 없는 사람이나 사망한 사람이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선거운영위원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러한 사실을 통보해 선거인명부 비고란에 표기하면 족하다”고 전했다.
경기인등록규정 제13조에 따라 매년 경기인등록을 해야 하기에 최신 정보로 업데이트가 예상되는 데다가, 대한체육회가 지난해 11월 산하 회원종목단체에 원활한 선거를 위해 개인정보 최신화를 요청하는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이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특히 군입대자에 대해서는 “선거관리규정은 입영을 선거권 자격 상실 사유로 규정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입영을 이유로 선거권을 상실시키는 것이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 판단 내렸다.
이에 따라 모든 선거는 원래 절차대로 진행한다. 오후 1시 각 후보자의 정견발표가 끝나고 투표가 시작된다. 이후 개표와 당선인 확정도 곧장 이뤄진다. 투표와 개표는 투·개표 참관인들의 입회하에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운영된다.
이번 선거에는 3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김용주, 유승민, 강태선, 오주영, 강신욱 후보(기호순)까지 총 6명이 출마한 상태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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