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FM4U가 윤상, 이상순, 이현을 DJ로 발탁해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13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MBC 라디오 신규 DJ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개편으로 DJ를 맡게 된 윤상, 이상순, 이현과 제작진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윤상은 '음악살롱' DJ에서 '오늘, 아침' DJ로 22년 만에 아침 9시에 복귀했다. MBC FM4U ‘오늘 아침, 윤상입니다’의 윤상은 매일 오전 9∼11시 라디오로 하루를 여는 청취자들과 만난다. 송명석 피디는 “아침방송으로 음악과 일상을 같이 다루는 방송이다. 22년만에 복귀한 윤상씨가 주목을 많이 받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세가지 모토는 일상, 위로, 음악이다. 일상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면서 그 안에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뮤지션들의 뮤지션 윤상씨가 일상에서 들을 수 없는 제3세계 음악도 다뤄보려 노력하고 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상은 “99년부터 '음악살롱'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결혼과 동시에 미국으로 가면서 방송을 떠나게 됐다. 그 사이에 두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같은 시간대에 같은 스테이션에서 디제이 하다보니 먼 길을 돌아서 집에 온 듯한 기분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소회를 전하며 “12년 동안 '오늘 아침'을 맡아준 정지영 씨에 이어 자연스럽게 바통을 이어 받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저한테 섭섭함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22년전에 3년 동안 아침에 청취자 분들을 만났던 게 다행이고 반가운 마음으로 맞아주시는 분위기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상은 최근 인기리에 활동하고 있는 그룹 라이즈 멤버 앤톤의 아버지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직 라이즈라는 팀이 공식적으로 라디오 게스트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앤톤의 아버지로서 만일 이 친구들이 '오늘 아침'이 아니고 다른 방송에서 게스트를 하면 굉장히 섭섭할거같다. 만일 게스트 한다면 '오늘 아침, 윤상입니다'에서 보고 싶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시간은 흘렀지만 변하지 않는 라디오의 매력도 강조했다. “LP로 음악을 틀다가 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화 됐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사연에서 오는 '일상'이다. 사소한 이야긴데, 라디오 아닌 다른 매체에서 다뤄지기엔 너무나 사소해서 소화될 곳이 없다. 다른 많은 미디어들이 나왔다 사라져도 변하지 않는 패턴 때문에 라디오의 순기능이 느끼는 것 같다. 그게 매력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현은 MBC FM4U ‘친한친구 이현입니다’을 맡아 월∼목요일 자정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심야시간을 책임진다. 제작을 맡은 최지민 피디는 “방송을 하다보면 놀랄 때가 많다. 정말 많은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적적하다, 위로 받고 싶다며 문자를 보낸다”며 “어린 친구들에겐 늦은 시간대지만 그 시간대를 살고 있는 청소년 친구들이 의지할 수 있는 노래도 듣고 공감해줄 수 있는 소중한 시간대라고 생각한다”며 자정 시간대의 장점을 전했다.
‘친한친구’는 ‘K팝과 더 친해지는 방송’을 추구한다. 이현은 “서태지 선배님이 한 번 나와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BTS 완전체가 컴백하는 날 맞춰 서태지 선배와 함께 나와주신다면 예전의 K팝 아이돌의 선구자와 K팝의 세계화에 공헌했던 두 아이돌의 만남이 있으면 역사적인 순간이 올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품어본다”며 수줍게 “사랑해요 서태지”를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K팝’을 내세운 프로그램이다. 이현은 “최근 K팝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장르가 다양해져라고 생각한다.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은 조금 더 좋아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배타적으로 듣게 되는거 같다”고 분석하며 “획일성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면 다양한 와중에 대중성을 가진 음악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데이식스를 생각하더라도 예전 같으면 록 적인 장르를 대중적으로 풀었다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친한친구’는 조금 더 넓은 폭의 음악 들려드려야한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신곡’에서 여러분이 들었으면 하는 곡을 소개해드리면서, 여러분의 사연과 맞닿은 음악들, 숨겨진 음악들을 더 넓게 많이 들려드리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MBC FM4U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의 이상순은 매일 오후 4∼6시를 책임진다. 황종현 피디는 “이동 중에 들으면 좋을 만한 방송이다. 숨겨진 매력이 많은 디제이다. 매력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게스트로 잠깐씩 와서 얘기할 때보다는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DJ 발탁 소감을 전한 이상순은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갈까를 제작진과 고민하는 시간도 많았고,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철수 DJ의 휴가 당시 스페셜 DJ를 맡았던 이상순이다. 당시 아내 이효리는 “기회가 되면 꼭 DJ를 해보라”고 이야기했다고. 이상순은 “이런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아하고 있지만, 매일 매일 나가는 것에 대해 아내가 부담감을 느낀다”고 웃으며 “내가 DJ를 하는 동안 집에서 밥을 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지만, 좋아하고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아내 이효리와 연예계 제주살이의 대표 주자였던 그는 최근 서울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서울에 온 지 3개월이 넘어간다”며 “11월부터 DJ를 맡게 되어 매일 출근하고 있는데, 제주도 생활과는 달리 매일 나가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게 즐겁다. 라디오라는 매체를 좋아했던 사람이라 라디오 듣고 자란 세대로서 DJ라는 게 기쁘고 이런 기회를 잘 잡아서 오래, 즐겁게 라디오를 진행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새롭게 출발선에 선 세 DJ의 목표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상순은 “우리가 어릴 때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 재밌는 사연을 들으며 좋은 음악을 많이 알아가고 찾을 수 있고 청취자 분들의 취향도 공유할 수 있으면 한다”고 했고, 이현은 “게스트가 나오고 싶은 방송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끝으로 윤상은 “새로운 청취자들과, 나의 팬들, 그리고 정지영 DJ의 마니아분들도 한 분도 잃지 않고 싶다”고 답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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