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을 꿈꾼다.
어떤 종목, 어느 팀이든 연패가 길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단순히 패배만 쌓이는 것이 아니다. 패배의식 또한 차곡차곡 늘어난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해지고, 그러다 보면 실수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프로농구 정관장도 그랬다. 잘 싸우다가도 경기 후반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주는 일이 많았다. 눈 깜빡할 사이 어느덧 연패는 ‘10’을 가리키고 있었다. 1패만 더하면 팀 최다 연패 신기록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억을 남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일까. 12일 한국가스공사와의 홈경기서 절실하게 부딪혔다. 리바운드에서 완전한 열세에 놓였음에도(35개-45개) 포기하지 않았다. 상대의 강점인 외곽 슛을 5개로 묶으며(올 시즌 경기 당 평균 10.6개) 기회를 만들었다. 결국 74-67로 웃었다. 2025년 첫 승리. 동시에 지난해 12월 15일 소노전 이후 처음으로 맛본 승리였다. 주장 정효근은 “연패 기간이 너무 길었지 않나.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해줬는데 결과가 따르지 않으니 속상하더라”고 끄덕였다.
단순한 1승이 아니다. 반전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근 정관장은 변화를 꾀했다. 지난달 19일 마이클 영을 클리프 알렉산더로 교체한 데 이어 10일 KCC와 외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캐디 라렌을 내주고 디온테 버튼을 품었다. 정관장의 가장 취약점이었던 외인 부분을 보강한 것. 정관장은 14일 SK전을 치른 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갖는다.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다. 앞으로도 계속 잘 맞춰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관장은 특히 버튼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확실한 1옵션 외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이다. 뛰어난 득점력을 갖췄다. 버튼은 2017~2018시즌 DB 유니폼을 입고 54경기서 경기 당 평균 23.5득점 8.6리바운드 3.6어시스트 등을 올리며 외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바 있다. 정효근은 “버튼은 국내 선수 혼자서는 막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와이드 오픈이 생기는데, 좋은 효과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순간 해결해줄 선수가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안양=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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