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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비극의 반복을 막기 위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입력 : 2025-01-05 13:22:34 수정 : 2025-01-05 13: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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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참사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출발의 설렘을 품고 탑승했던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비극 속에 스러지고, 남겨진 이들은 가슴을 치며 울부짖는다. 한국은 비행기 참사뿐만 아니라 수많은 대형 사고의 아픔을 반복해 왔다. 우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을 너무 자주 들어왔다. 그만큼 뒤늦은 대처와 무책임한 관리 시스템이 만들어낸 비극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이 계속 반복되는 현실은 이제 끝내야 한다. 우리는 슬픔에 머물기보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나아가야 한다.

 

어떤 사고가 발생하면 언론은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앞다투어 보도하며 애도의 물결을 일으킨다. 꽃다발과 추모의 글들이 곳곳에 놓이고, 국민은 하나로 뭉쳐 애도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희미해지고 교훈으로 남아야 할 경험들은 다시 무뎌진다. 사건 당시 수많은 약속과 다짐들은 형식적인 문서 속에 갇히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만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여전히 남은 가족들은 세상이 잊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들의 고통은 시간에 따라 치유되기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더욱 깊어진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매번 비슷하다. 안전 점검 부실, 경고 무시, 비효율적인 대응 체계 등은 반복되는 지적 사항이다. 그러나 정작 바뀌어야 할 시스템의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관리자는 책임을 회피하고, 규제는 강화된 듯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구멍이 존재한다. 이는 단순히 운이 나빴던 비극이 아니라 우리가 안전을 위해 당연히 점검하고 대비했어야 할 것들이 미흡했기에 일어난 비극이다. 이처럼 무책임한 구조가 반복되는 한 우리는 같은 슬픔을 또다시 마주할 수밖에 없다.

 

비극을 기억한다는 것은 단지 추모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더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선진국들은 과거의 참사를 통해 더욱 강력한 안전 문화와 철저한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애도의 방식이다. 한국도 더 이상 슬픔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안전 불감증을 완전히 뿌리 뽑고, 시스템의 혁신을 통해 누구도 다시는 이런 비극으로 사랑하는 이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안전에 있어서만큼은 타협이나 관용이 없어야 한다. 단 한 번의 사고로 너무나 많은 삶이 부서질 수 있음을 우리는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각자의 작은 책임이 모여 큰 비극을 막아낼 수 있어야 한다. 관계 기관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끊임없는 관심과 목소리로 변화의 필요성을 외쳐야 한다.

 

사고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전부였던 삶을 앗아간다. 남겨진 이들의 눈물은 그 누구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애도의 시선 너머로 반드시 달라져야 할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하여 누군가의 이별이 또 다른 누군가의 무책임 속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그 고통을 끝낼 수 있는 변화의 시작을 만들어야 한다. 이 슬픔이 반복되지 않는 세상,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우리의 다짐이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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