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4대 복음서가 있습니다. 그중 예수의 탄생을 기록하고 있는 복음서는 마태오와 루카인데요. 세례자 요한의 출생부터 기록하고 있는 루카 복음에서는 천사들이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에게 나타나 탄생 소식을 전하면서 목자들이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러 옵니다. 반면 마태오 복음에서는 별을 보고 길을 떠난 동방의 박사들이 등장해서 헤로데를 놀라게 하고는 결국 별의 인도에 따라 아기 예수에게 경배하고 예물까지 전달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다른 종교인들은 크리스트교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예수의 잉태와 핵심 교리 부활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동방박사는 어떨까요? 예수 그리스도를 경배한 최초의 이교도인으로 기록되어 있는 세 사람. 그들은 종교가 아닌 과학(?), 하늘의 이치, 별을 보고 왕의 탄생을 예언하고 따라나섰다고 하죠. 성경에 남아 있는 것은 워낙 짧은 기록이다 보니, 추가되는 내용은 후세의 창작이 아니겠느냐고들 말하고는 있지만 어쨌든 황금, 몰약, 유향을 바친 그들에게는 7세기 즈음부터 이름도 함께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기록마다 조금씩 다른 이름이긴 하나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름은 멜키오르, 발타사르, 카스파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추가해서 네 번째 동방박사가 있다는 사실도 아시는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설이라는 말도 있고, 1895년에 쓰인 소설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그 이야기가 가진 매력 때문인지 성탄절이 되면 많은 곳에서 읽히고 공연된다고 합니다. 저도 지난 24, 25 양일간 명동성당에서 이 공연을 올렸는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또 한명의 박사 아르타반도 별을 보고 여정을 시작했는데요. 다른 박사들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그는 왕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그는 가난한 사람,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그냥 보내지 못하고 결국 왕을 위해 준비했던 3가지 예물을 이용해서 그들을 구하게 됩니다. 심지어 예물을 다 써버린 후에는 자신도 내어주는 선택을 하게 되지요. 그렇게 33년이 흐르고 골고타 언덕에서 조우하게 된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그는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그때 하늘에서 그동안 아르타반이 구한 모든 사람이 나였다는 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해마다 1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왕의 탄생’보다 ‘인류의 구원’이라는 것, 다시 한 번 새겨봅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