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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곧 닥칠 '트럼프 2.0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

입력 : 2024-12-11 15:37:58 수정 : 2024-12-11 15: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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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경제부장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구절이 나온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서 백번 이길 수 있다’는 뜻으로, 지금도 자주 쓰는 말이다. 어쩌면 이 말은 ‘트럼프 2.0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 상황과도 어울릴 법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귀환하면서 전세계는 사실상 비상 상황이다. 다가올 트럼프 2.0 시대에는 지금보다 ‘더 자극적’이고 ‘더 매운맛’을 보게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폭풍이 돌아왔다(Trump Storms Back)’며 강력해질 트럼프 2.0 시대를 전망했다. 

 

각국의 치열한 외교전은 일찌감치 불붙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물리고,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더해 10%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했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이 예고되자, 캐나다가 가장 빨리 움직였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관세 폭탄 위협에 부랴부랴 플로리다의 트럼프 자택을 찾아가 약 3시간 동안 회담했다. 공개 일정에도 없는 전격 방문이었다.

 

트뤼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캐나다·미국 간 국경 상황과 미국·멕시코 간 국경 상황은 비교할 수 없다”며 멕시코와 동일선상에 놓고 판단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도 트럼프와 긴급 통화로 달래기에 나섰다. 

 

트럼프와의 숨가쁜 외교전은 사실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트럼프와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골프 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그가 골프채를 들고 뉴욕으로 찾아간 것은 유명한 일화다. 2016년 11월 아베 전 총리는 미국 대선이 끝난 지 9일 만에 황금 혼마 골프 세트를 싸 들고 뉴욕 트럼프타워로 날아가 당시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했다. 아베는 트럼프 재임 기간 중 총 다섯 번 골프 회동을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지금 경제계 안팎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2%대로 둔화되고, 수출 증가율 역시 14개월 만의 최저치인 1%대로 떨어졌다. 물가 상승률은 3개월 연속 1%대를 보이자 장기불황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나, 관세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미국의 정책변화는 당장 우리 경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는 당선 전 유세에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60~100%의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트럼프 2기에서 우리나라에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미 수출액이 약 42조원, 총 수출액은 약 62조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으로 중간재를 공급하는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내년 자동차 수출은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법. 이제는 ‘트럼프 스톰’에 조금 더 정교하고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선 우리만의 장점을 적극 살려야 한다. 지난달 7일 당선 확정 이후 트럼프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선박 수출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조선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요청한 것이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경제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구조 개혁도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기업경영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들을 과감히 걷어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더불어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고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전 세계가 트럼프 2.0 시대를 두려워한다. 새로운 난관은 있겠지만, 모두가 힘을 모으면 이번 위기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눈에는 눈’이라는 성경 구절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우리에게도 실용적이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공세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때다.

 

김민지 기자 minji@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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